외국산의 반값 차세대 필러 개발… "내년 유럽·국내 판매 허가날 듯"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필러 가나필로 미용 한류를 이끌겠습니다.”

김창식 지씨에스 대표(사진)는 최근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지난해 가나필 개발을 마치고 국내외 허가당국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며 “내년 유럽인증(CE)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나필은 폴리엘락틱산(PLLA) 성분 필러다. 피부에 PLLA를 주입하면 면역반응이 일어나면서 콜라겐을 형성하는 섬유아세포가 증가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새로 생긴 콜라겐이 피부 속을 채우면서 피부가 탱탱해지는 효과를 낸다. 병·의원에서 흔히 쓰는 히알루론산(HA) 성분 필러보다 오래 지속되는 게 장점이다. 다만 시술이 어렵고 값이 비싸다.

국내 PLLA 성분 필러 시장은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의 스컬트라가 독점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가나필은 스컬트라에 비해 쓰기가 편한 데다 같은 양이라도 40%가량 더 볼륨감을 준다”며 “스컬트라의 절반 가격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나필은 얼굴뿐만 아니라 가슴 엉덩이 등 다양한 부위에 쓸 수 있는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HA 필러는 지속 시간이 짧아 얼굴에 주로 시술한다”며 “PLLA 필러는 지속 기간이 길어 비용 문제만 해결되면 가슴이나 엉덩이에 보형물을 집어넣는 시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가나필 개발을 시작한 것은 우연이었다. 2011년 지씨에스를 설립하고 의료기기중개업과 의료기기 인허가 컨설팅 사업을 하던 때였다. 고객으로 만난 한 피부과 의사가 “PLLA 성분의 필러 개발법이 있으니 같이 사업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성공 가능성을 내다본 김 대표는 판매수익 일부를 보장하고 개발을 지원하는 계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5년간의 준비 기간에 1000건이 넘는 임상시험을 거쳐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인허가 전인데도 이달 초 브라질에 300만달러(약 33억원)어치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지씨에스는 플라즈마 의료기기 플랙스팟도 개발 중이다. 플라즈마를 발생시켜 잡티와 주름 제거, 눈매 교정 등에 쓰이는 미용 의료기기로 내년 출시를 목표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김 대표는 “가나필과 플랙스팟이 내년에 출시되면 30억원 안팎인 매출이 세 배 이상으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