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찔끔' 늘어난 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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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구당 금융자산 작년비 1.5% 늘어 9784만원
통계 작성 후 증가율 최저
실물 자산은 5.1% 증가
대출 받아 주택에 투자
통계 작성 후 증가율 최저
실물 자산은 5.1% 증가
대출 받아 주택에 투자
올해 가계의 평균 금융자산 증가율이 1.5%에 그치며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가계의 실물자산 증가율은 5.1%로 금융자산 증가율의 세 배 이상이었다. 저금리 여파로 ‘저축으로 돈 모으기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저축 증가율 5년 만에 최저
24일 통계청의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금융자산은 9784만원으로 1년 전보다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2년 첫 조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구의 금융자산은 2013년 8.4% 늘었지만 2014년 2.1%, 2015년 3.1%, 2016년 3.8%에 이어 올해는 증가율이 더 둔화됐다.
금융자산은 예금 등 저축액과 전·월세 보증금으로 구성된다. 금융자산 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저축이 별로 늘지 않아서다.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저축액은 7283만원으로 1년 전보다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역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전·월세 보증금은 2501만원으로 작년보다 2.0% 늘었다.
금융자산 증가율 둔화는 저금리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2년 7월 연 3.25%에서 연 3.00%로 떨어진 뒤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2015년 3월 연 1.75%로 1%대에 진입한 데 이어 작년 6월엔 연 1.25%로 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런 추세는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 전까지 지속됐다.
◆부동산 투자 늘리겠다지만
‘쥐꼬리 이자’ 대신 내 집 마련 등을 위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가구가 늘어난 데다 올해 집값까지 오르면서 가구의 실물자산 증가율은 금융자산 증가율의 세 배 이상을 기록했다.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실물자산은 2억8380만원으로 1년 전보다 5.1% 늘었다. 실물자산 중 거주 주택의 자산가치가 전년 대비 8.1%(1억4237만원→1억5393만원)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구 전체 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6.3%에서 올해 25.6%로 0.8%포인트 떨어진 반면 실물자산 비중은 73.7%에서 74.4%로 0.7%포인트 늘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가계가 금융자산에 대출을 더해 주택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득이 늘거나 여유자금이 생겼을 때 운용 방법을 묻는 조사에서도 ‘저축하거나 금융자산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은 작년 44.3%에서 올해 43.5%로 0.8%포인트 감소한 반면 ‘부동산 구입’은 27.0%에서 28.9%로 1.9%포인트 늘었다. ‘부동산에 투자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가구는 같은 기간 50.9%에서 56.0%로 5.1%포인트 증가했다.
내년엔 이런 투자 지형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은이 내년에 1~2회 정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이 부동산 보유세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도 변수다. 정부는 부동산에 묶인 자금을 벤처투자 등으로 옮기기 위한 유인책을 고심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저축 증가율 5년 만에 최저
24일 통계청의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금융자산은 9784만원으로 1년 전보다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2년 첫 조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구의 금융자산은 2013년 8.4% 늘었지만 2014년 2.1%, 2015년 3.1%, 2016년 3.8%에 이어 올해는 증가율이 더 둔화됐다.
금융자산은 예금 등 저축액과 전·월세 보증금으로 구성된다. 금융자산 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저축이 별로 늘지 않아서다.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저축액은 7283만원으로 1년 전보다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역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전·월세 보증금은 2501만원으로 작년보다 2.0% 늘었다.
금융자산 증가율 둔화는 저금리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2년 7월 연 3.25%에서 연 3.00%로 떨어진 뒤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2015년 3월 연 1.75%로 1%대에 진입한 데 이어 작년 6월엔 연 1.25%로 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런 추세는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 전까지 지속됐다.
◆부동산 투자 늘리겠다지만
‘쥐꼬리 이자’ 대신 내 집 마련 등을 위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가구가 늘어난 데다 올해 집값까지 오르면서 가구의 실물자산 증가율은 금융자산 증가율의 세 배 이상을 기록했다.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실물자산은 2억8380만원으로 1년 전보다 5.1% 늘었다. 실물자산 중 거주 주택의 자산가치가 전년 대비 8.1%(1억4237만원→1억5393만원)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구 전체 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6.3%에서 올해 25.6%로 0.8%포인트 떨어진 반면 실물자산 비중은 73.7%에서 74.4%로 0.7%포인트 늘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가계가 금융자산에 대출을 더해 주택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득이 늘거나 여유자금이 생겼을 때 운용 방법을 묻는 조사에서도 ‘저축하거나 금융자산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은 작년 44.3%에서 올해 43.5%로 0.8%포인트 감소한 반면 ‘부동산 구입’은 27.0%에서 28.9%로 1.9%포인트 늘었다. ‘부동산에 투자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가구는 같은 기간 50.9%에서 56.0%로 5.1%포인트 증가했다.
내년엔 이런 투자 지형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은이 내년에 1~2회 정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이 부동산 보유세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도 변수다. 정부는 부동산에 묶인 자금을 벤처투자 등으로 옮기기 위한 유인책을 고심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