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둘러싼 월풀과 삼성전자·LG전자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월풀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마련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이 너무 약하다며 더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삼성과 LG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섰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내년 1월3일 공청회를 열어 ITC가 지난 11월 발표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듣는다. USTR은 지난 18일까지 연방 관보를 통해 이해관계자 의견을 접수했다.

ITC 권고안은 향후 3년간 매년 120만 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수입에 첫해 50%, 2년차에 45%, 3년차에는 4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이다. ITC는 다만 한국에서 제조해 수출하는 세탁기는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했다. 월풀은 의견서에서 “권고안이 부족하고 효과가 없다”며 당초 요청한 50% 관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산 세탁기도 세이프가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과 LG는 두 회사의 미국 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되면 세이프가드가 필요없다고 반박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