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을 준비하는 회사에 출자하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투자 목적으로 ‘가상화폐 사업 확장’을 내걸었다. 하지만 투자 대상 기업 중 적자 회사가 많고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의 업황도 밝지 않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버추얼텍은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토마토솔루션 주식 11만760주(33억원)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소프트웨어·웹프로그램 개발업체인 토마토솔루션은 내년 초 가상화폐 거래소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버추얼텍은 이번 출자로 토마토솔루션 지분 30%를 갖게 된다. 이 공시가 난 지난 21일 버추얼텍 주가는 가격 제한폭(29.92%)까지 뛰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키위미디어그룹도 가상화폐 트레이딩 업체인 비트뱅크 인수를 추진 중이다. 비트뱅크 지분 51%가량을 인수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뱅크는 최근 가상화폐공개(ICO) 이전의 가상화폐를 리플 퀀텀 등 기존 가상화폐로 사전에 구매할 수 있는 ‘토큰뱅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가상화폐 사업을 하고 있거나 추진 중인 회사에 투자하는 상장사들이 늘어나는 건 최근 가상화폐 테마에 엮이기만 하면 주가가 급등하는 분위기와 연관이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주가가 급등하면 상장사 주주들이 혜택을 볼 수 있고, 신생 거래소로선 자신들의 사업을 단기간에 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버추얼텍이 출자하는 토마토솔루션은 작년에 매출 9억원, 순이익 100만원을 내는 데 그친 중소업체다. 버추얼텍은 지난 3분기 말까지 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