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3일 제5차 당 세포위원장 대회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3일 제5차 당 세포위원장 대회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에 대해 “우리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뤄 미국의 핵위협 공갈과 적대 책동을 근원적으로 종식시키기 위한 자위적 핵 억제력을 더욱 억척같이 다져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은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을 걸고 들며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전면적인 경제 봉쇄와 같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제2397호라는 것을 또다시 조작해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성명은 유엔 안보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새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뒤 하루 만에 나온 공식 반응이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에 의해 조작된 이번 제재 결의를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전쟁행위로 낙인하며 전면 배격한다”며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강국 위업을 빛나게 실현한 우리 인민의 승리적 전진을 이미 거덜이 난 제재 따위로 가로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고 강변했다.

북한이 이번 제재에 대해 과거 전례대로 무력 도발로 맞설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9월 6차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 제재 결의 2375호가 채택된 지 사흘 만에 북태평양 해상에 떨어지는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고,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연쇄 발사에 대응해 8월에 안보리 제재 결의 2371호가 채택됐을 때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로 대응했다. 이번 유엔 안보리 제재가 유류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고강도 제재인 만큼 북한도 ICBM급 미사일이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이미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한 만큼 추가 도발보다는 비난 성명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해 낮은 수위의 무력시위는 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고, 최근 방북한 유엔 사무차장과 대화한 점 등에 비춰보면 내년 신년사를 기점으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무력 도발을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