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와 가스 등을 원료로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화학업계도 연말에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화학업계 ‘빅3’가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화학 빅3'도 두근두근 … 나란히 최대 실적 '눈앞'
2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3조원에 살짝 못 미치는 2조99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2조3135억원)만으로도 작년 영업이익(1조9919억원)을 웃돈다. 역대 최고였던 2011년(2조8417억원)을 뛰어넘는 실적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도 작년(2조5443억원)보다 14.2% 늘어난 2조906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것이다. 폴리염화비닐(PVC)과 가성소다가 주력제품인 한화케미칼도 올해 영업이익이 8200억원을 웃돌면서 사상 최대치였던 작년 실적을 다시 한번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업계의 실적 개선은 저유가로 화학 시황이 급격히 개선됐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수준에 묶이면서 화학제품 수요는 늘어난 반면 원료 매입비용 부담은 크게 줄었다. 플라스틱과 비닐 같은 화학제품 대다수의 기초 원료가 돼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가격은 이달 t당 1300달러로 올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다우듀폰이 지난 9월부터 연간 150만t의 에틸렌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신규 가동하는 등 공급 증가로 하락이 예상됐던 에틸렌 가격이 오히려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저유가로 석유제품인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NCC 방식을 쓰는 국내 업체들이 미국(셰일가스)과 중국(석탄)에 비해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상승하고 있는 국제 유가는 복병으로 꼽힌다. 원료비 부담 증가는 물론 화학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과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유가 전략 등으로 지난달 두바이유 가격은 2년여 만에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산업용 심야 전기요금을 올리기로 한 점도 걱정거리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