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본 금융권이 눈돌리는 '미술품 신탁 상품'

미술품이 주요 선진국 부유층 사이에서 자산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미술품을 현금화하거나 상속하는 등의 각종 ‘경제행위’가 다른 재테크 수단에 비해 다소 번거로운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일본 금융권에서 ‘미술품 신탁 사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SMBC신탁은행은 그림과 골동품, 서화 작품을 대상으로 한 ‘미술품 신탁’상품을 개발했습니다. 이 상품은 미술품의 승계와 감정, 보관, 판매 등을 일괄적으로 다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미술품 보관 및 판매대행을 원하는 법인이나 작품의 낭비를 방지하고자 하는 개인을 대상으로 합니다.

은행은 위탁을 받은 작품을 파트너 전용 창고에서 관리하고, 파손 등에 대비한 보험 계약을 맺습니다. 위탁자의 희망을 바탕으로 미술관에 대여하거나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기업이나 수집가에게 판매하는 작업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SMBC신탁은행은 첫 고객으로 최근 도쿄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의뢰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회사는 본사이전 작업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창업주가 수집한 다량의 미술품을 처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유언신탁의 경우에는 전체 보유자산에 대해 상속자를 정해둘 필요가 있는 등 절차가 복잡합니다. 하지만 특화형 신탁상품에 가입하면 미술품의 상속인만 결정하면 될 정도로 단순하다는 전언입니다. 은행은 위탁자의 미술품을 신탁한 보수로 장부 가액에 기초해 관리 수수료를 받습니다.

은행 입장에선 신탁상품 수익 외에도 미술품을 전문으로 하는 신탁상품을 매개로 삼아 ‘큰손 고객’들과의 거래를 늘리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