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경제·경영서] 지금 필요한 역량은 '백지에 그림 그리기'
이 책의 기본적인 문제 인식은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프로젝트 총괄’로 참여해 2015년 출간한 《축적의 시간》과 같다. 이 책에선 어떻게 ‘개념설계’ 역량을 키울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개념설계란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을 그려내는 것, 즉 백지 위에 밑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이 교수는 “우리 기업과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핵심적 이유는 개념설계 역량 부족”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먼저 개념설계 역량에 관한 다섯 가지 착각을 지적한다. △부족한 개념설계 역량은 사 오면 된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없어서 문제다 △개념설계는 국내에서 하고 생산은 개발도상국에서 하면 된다 △꼭 선진국이 아니라도 개념설계는 할 수 있다 △중국은 우리의 생산공장이다 등이다. 이런 진단을 바탕으로 △고수를 키워라 △스케일업 역량을 키워라 △시행착오를 뒷받침할 제조현장을 키워라 △고독한 천재가 아니라 사회적 축적을 꾀하라 △중국의 경쟁력 비밀을 이해하고 활용하라 등 다섯 가지 ‘축적의 전략’을 제시한다. 김세원 더퀘스트 편집팀장은 “경제 성장으로 가는 길에 한국만이 가진 특수한 문제나 개선책을 심도 있게 파헤쳤다”고 평가했다.

“처음 저자로부터 ‘축적’이란 키워드를 들었을 때 “바로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축적’에는 ‘무엇이 한국 경제의 도약을 가로막고 있는지’에 관한 문제 진단과 해결 방향이 담겨 있었다. 여기에 현장을 중시하는 공학자의 태도와 ‘실사구시’ 정신에 투철한 공학자의 접근법이 글에 장점으로 잘 녹아들었다. 사회적인 아젠다를 다루는 책으로서는 드문 가독성이라는 미덕도 갖춘 원고였다.”

김중현 < 지식노마드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