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경제·경영서] 인간의 본성 자극하는 아날로그
캐나다 작가 데이비드 색스가 하루 24시간 풀가동되는 미국 내슈빌 LP레코드판 제조공장, ‘트렌드세터들의 필수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몰스킨 노트를 기획한 이탈리아 밀라노 본사,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들어선 독립서점 북컬처, 젊은이들로 북적거리는 캐나다 토론토의 보드게임 카페 등 세계 곳곳의 ‘아날로그 반격’ 현장으로 안내한다. 저자는 디지털 세상에 디지털이 아닌 상품과 서비스, 아이디어가 새롭게 부상하는 현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아날로그의 가치와 미래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색스는 역설적이게도 기가 막히게 좋아진 디지털 기술이 일상생활을 지배하면서 아날로그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디지털에 둘러싸인 사람들이 좀 더 촉각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경험을 갈망하게 되면서, 손으로 만지거나 느낄 수 있는 ‘진짜 제품’이나 ‘진짜 인간’과 대면해 교감할 수 있는 서비스와 소통하려는 욕구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날로그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욕망을 채워주는 기업에 수익 창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윤우 부키 대표는 “‘디지털 패배주의’에 빠지기 쉬운 사람들에게 또 다른 미래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라고 평했다.

“책 서두에 인용된 ‘모든 오래된 것이 머지않아 새로운 것으로 탄생할 것이다’는 스티븐 킹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 디지털 세대인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온기를 느끼는 것들이 아날로그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발견했다. 아날로그의 반격은 내 세대와 앞으로 세계를 경험하고 만들어갈 사람들에게 다가온 현실이며 삶의 균형을 위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태형 < 어크로스 편집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