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걱정스럽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1000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이미지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미지 인식점수가 51.4점으로 지난해(54.0점)보다 더 떨어졌다. 대기업(71.5점)에 비해 20점 이상 낮다. 성장성(54.6점), 사회적 지위(54점), 자아실현 가능성(51.8점) 등이 기대에 못 미친 가운데 임금수준, 근로시간, 작업환경,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 이미지가 46.8점에 불과했다. 나이가 젊을수록 호감도는 더 떨어졌다. 20~30대 청년은 중소기업들에 47점대의 점수를 매겼다.

중소기업 이미지가 계속 추락하면 우수인력들의 기피현상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 낮은 임금과 사회적 인식의 고착화가 호감도를 낮추는 주범이다. 하루아침에 사회적 인식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임금 등 가능한 부분에서부터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중소기업 임금은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대기업의 80%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60% 초반대로 떨어진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데는 우리 사회의 책임도 적지 않다. 대기업 임금인상률이 중소기업을 압도하면서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기업 노조의 과도한 임금인상 ‘쟁취’가 중소기업들과의 격차 확대 원인으로 꼽힌다. 대기업과 하청관계에 있는 다수 중소기업들은 원청기업의 높아진 인건비 부담을 단가 인하 등으로 나눠 지게 되고, 그 결과 중소기업 직원들은 임금을 올릴 여지가 없어진다. 결과적으로 대기업 노동자들이 중소기업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가 형성됐고, 젊은 인재를 채용하기가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하소연이다.

중소기업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도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중소기업의 ‘자기혁신’이다. 기술혁신 투자 등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그에 따른 성과급 등을 제도화해 나가야 한다. 성장성, 자아실현 등의 이미지가 낮다는 것도 외부 탓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다. 청년들은 일자리 그 자체보다 비전이 없다는 데 더 좌절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후진적인 지배구조, 불투명한 경영 등을 지적받는 중소기업은 청년인재들의 ‘비호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정부가 중소기업정책을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지원’ 위주 정책으로는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제때 구조조정하지 않으면 다른 정상 기업에까지 피해를 입힌다. 될성부른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선진국처럼 개별 지원보다 혁신클러스터, 글로벌화 등을 통해 세계적 히든챔피언을 키우는 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