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여파…세수 호황에 정부 여유 자금, 4년來 최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하며 국내 여유 자금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세수 호황과 맞물려 정부 여윳돈은 4년 만에 가장 많아졌다.

반대로 집 사는 가계들이 늘어나고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가계의 여유 자금은 3분기 연속 줄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7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을 보면 3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 비금융법인, 일반정부, 금융법인 등을 모두 아우른 국내 부문의 총 순자금운용은 35조3천억원으로 전 분기(17조2천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순자금운용은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금액이다.

경제 주체의 여유 자금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순자금운용은 2008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가 쌓이며 거주자가 상품 등을 판 대가로 받은 돈이 늘어난 탓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2분기 165억 달러에서 3분기 256억 달러로 늘었다.
그러나 부문별로 움직임은 달랐다.

가계 빛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9조8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천억원 감소했다.

순자금운용은 작년 4분기 19조2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14조1천억원, 2분기 10조5천억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순자금운용 규모가 10조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작년 3분기(6조2천억원) 이후 1년 만이다.

박동준 한국은행 자금순환팀장은 "10월초 장기 연휴를 앞두고 미리 소비한 수요가 있었고 소비 심리도 양호했다"며 "신규 주택 구입도 계속돼 순자금운용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 계정상 가계소비는 2분기 193조원에서 3분기 200조원으로 증가했다.

전국 주택 거래량도 2분기 25만8천호에서 3분기 27만9천호로 증가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은 3분기 1조2천억원 순자금조달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순자금운용 2조7천억원을 기록한 비금융법인기업은 2분기 14조8천억원 순자금조달로 바뀐 뒤 2개 분기 연속 순자금조달 상태를 유지했다.

순자금조달은 자금조달이 자금운용보다 많은 상태를 뜻한다.

한은은 설비투자가 2분기 36조3천억원에서 3분기 34조7천억원으로 감소하고 일부 공기업의 영업이익이 증가해 순자금조달 축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일반정부 순자금운용은 14조5천억원에서 18조원으로 확대됐다.

일반정부 순자금운용은 2013년 3분기(23조6천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하반기 들어 자금 여유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통상 재정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고 하반기 들면 정부지출 규모를 줄이는 탓이다.

여기에 최근 국세 수입 호조도 맞물렸다.

올해 3분기 국세수입은 69조2천억원으로 작년 3분기(63조5천억원)보다 5조7천억원 증가했다.

9월 말 기준 총금융자산(비거주자 포함)은 1경6천360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석 달 사이 201조9천억원 늘었다.

금융자산 구성내용을 보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3천444조4천억원)가 21.1%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현금및예금(3천133조원) 19.2%, 대출금(2천893조원) 17.7%, 채권(2천581조2천억원) 15.8% 순이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1천657조7천억원으로, 39조1천억원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배율은 2.16배로 2분기(2.18배)보다 하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