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이어 현대重도 '유상증자 된서리'…연말 '투자자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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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잇달아 대규모 유상증가를 단행하면서 관련주 주가가 된서리를 맞았다.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식 가치가 희석될 것을 우려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경색된 탓이다.
27일 현대중공업이 삼성중공업에 이어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날 오후 2시20분 현재 현대중공업 주가는 전날보다 3만9000원(28.68%) 밀린 9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총 1조28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26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새로 발행되는 보통주는 1250만주로 증자 전 발행주식(5666만5426주)의 22% 규모이다. 내년 3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사들은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 효과를 반영해 현대중공업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이 22만원에서 16만원으로 깎았고, 유진투자증권(19만2000원→16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22만원→17만원)도 낮춰잡았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규 수주의 수익성이 부진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실제로 나타난 것"이라며 "지난 9일 현대미포조선과의 토지매매계약 체결(4430억원) 등을 통해 현대중공업이 신규로 확보 가능한 현금이 준비된 상황에서 진행되는 유상증자인 만큼 향후 조선업황 부진여파가 장기화될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해석되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에서 시작된 조선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현대중공업으로까지 확대됐다는 평가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17%란 점에서 투자의견 '매수' 의견을 유지하지만 긴 호흡으로 접근을 권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6일 삼성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년 5월 초 완료 일정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공시 당일 주가는 1만2000원대에서 8000원대로 곤두박질쳤고, 전날까지 43.17% 급락했다. 이날은 6000원대로 밀린 상태다.
이 연구원은 "업계의 연이은 유상증자로 산업재 업종의 투자심리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유가와 삼성중공업은 상관관계가 0.89까지 산출될 정도로 방향성이 같았다"면서도 "수주 부진에 따라 유가 민감도가 떨어지는 모습이고 어닝 쇼크와 유상증자 공시로 주가가 부진한 상황인 만큼 유가가 올라도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안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이달에만 7000억원 규모의 우선주 유상증자를 결정한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카카오(10억 달러·약 1조749억원), CJ제일제당(7357억원) 등이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을 전했다.
유상증자를 결정한 직후 해당 기업 주가는 주가 희석 우려를 반영해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며 유상증자 결정 이전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기업들이 단행한 유상증자가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나 주주들이 증자 취지에 공감하지 못한 영향 등으로 투자심리가 경색됐다고 진단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업별로 유상증자 목적이 다르나 조선주의 경우 업황의 최저점에서 부실을 털어내기 위한 '빅배스(big bath)'로 풀이된다"며 "주가 희석분이 충분히 반영되고 유상증자를 통해 기업의 펀더멘털(내재가치)이 개선될 수 있다는 컨센서스(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는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27일 현대중공업이 삼성중공업에 이어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날 오후 2시20분 현재 현대중공업 주가는 전날보다 3만9000원(28.68%) 밀린 9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총 1조28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26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새로 발행되는 보통주는 1250만주로 증자 전 발행주식(5666만5426주)의 22% 규모이다. 내년 3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사들은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 효과를 반영해 현대중공업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이 22만원에서 16만원으로 깎았고, 유진투자증권(19만2000원→16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22만원→17만원)도 낮춰잡았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규 수주의 수익성이 부진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실제로 나타난 것"이라며 "지난 9일 현대미포조선과의 토지매매계약 체결(4430억원) 등을 통해 현대중공업이 신규로 확보 가능한 현금이 준비된 상황에서 진행되는 유상증자인 만큼 향후 조선업황 부진여파가 장기화될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해석되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에서 시작된 조선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현대중공업으로까지 확대됐다는 평가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17%란 점에서 투자의견 '매수' 의견을 유지하지만 긴 호흡으로 접근을 권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6일 삼성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년 5월 초 완료 일정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공시 당일 주가는 1만2000원대에서 8000원대로 곤두박질쳤고, 전날까지 43.17% 급락했다. 이날은 6000원대로 밀린 상태다.
이 연구원은 "업계의 연이은 유상증자로 산업재 업종의 투자심리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유가와 삼성중공업은 상관관계가 0.89까지 산출될 정도로 방향성이 같았다"면서도 "수주 부진에 따라 유가 민감도가 떨어지는 모습이고 어닝 쇼크와 유상증자 공시로 주가가 부진한 상황인 만큼 유가가 올라도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안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이달에만 7000억원 규모의 우선주 유상증자를 결정한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카카오(10억 달러·약 1조749억원), CJ제일제당(7357억원) 등이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을 전했다.
유상증자를 결정한 직후 해당 기업 주가는 주가 희석 우려를 반영해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며 유상증자 결정 이전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기업들이 단행한 유상증자가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나 주주들이 증자 취지에 공감하지 못한 영향 등으로 투자심리가 경색됐다고 진단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업별로 유상증자 목적이 다르나 조선주의 경우 업황의 최저점에서 부실을 털어내기 위한 '빅배스(big bath)'로 풀이된다"며 "주가 희석분이 충분히 반영되고 유상증자를 통해 기업의 펀더멘털(내재가치)이 개선될 수 있다는 컨센서스(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는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