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헌 70년] 위헌 결정 받았는데… '토지 공개념' 도입 불지피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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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3법 중 2개 법안 폐기
개발이익환수제만 남아
추미애 '지대개혁' 강조하며
여당, 헌법에 조항 삽입 검토
재산권 침해 논란 커질 듯
개발이익환수제만 남아
추미애 '지대개혁' 강조하며
여당, 헌법에 조항 삽입 검토
재산권 침해 논란 커질 듯
국회 개헌 논의과정에서 토지공개념에 관한 별도의 명문 규정을 신설하자는 의견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질서 및 그 근간인 사유 재산제와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의 자문위원회는 지난달 말 헌법 23조에 ‘토지재산권에 대하여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특별한 제한과 부담이 부과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소수안)하거나 122조 1항에 ‘토지 투기로 인한 경제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하기 위하여’를 추가하고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하여야 한다’로 개정하는 안(다수안)을 마련했다. 국가가 ‘공정한 임대차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해야 한다는 다수 의견도 제시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토지공개념 관련 일부 법률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받은 점을 볼 때 향후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위헌 논란이 재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1980년대 후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는 토지초과이득세법,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 개발이익환수제 등 토지공개념 관련 3개 법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토지초과이득세법과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은 재산권 침해 등의 이유로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 폐기되고 개발이익환수제만 남아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토지공개념 도입을 위한 ‘군불’ 지피기가 이뤄지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월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처음으로 지대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달 초 러시아 방문 중에는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는 ‘토지 문제에 있어서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철학을 남겼다”며 “저는 이 철학에 영감을 받아 한국에도 (토지 공개념을) 도입하려고 연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개헌 의총에서 헌법에 토지 공개념을 명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원내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이 같은 개헌 논의의 흐름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기본권인 토지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중심이다.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헌법에 명기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회가 현행 헌법하에서 구체적인 법률을 제정하거나 정부가 필요한 정책을 시행하는 것으로 토지 투기를 막고 공공복리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개발제한구역이나 농지 소유·매매 제한 등과 같이 법률에 토지공개념이 도입된 상태에서 자칫 옥상옥이 될지 모른다”며 “헌법에 명문화할 경우 득보다 실이 더 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폐기된 토지초과이득세법의 위헌 판결이 다시 뒤집힐 수 있고 재산권 침해 논란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의 자문위원회는 지난달 말 헌법 23조에 ‘토지재산권에 대하여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특별한 제한과 부담이 부과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소수안)하거나 122조 1항에 ‘토지 투기로 인한 경제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하기 위하여’를 추가하고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하여야 한다’로 개정하는 안(다수안)을 마련했다. 국가가 ‘공정한 임대차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해야 한다는 다수 의견도 제시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토지공개념 관련 일부 법률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받은 점을 볼 때 향후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위헌 논란이 재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1980년대 후반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는 토지초과이득세법,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 개발이익환수제 등 토지공개념 관련 3개 법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토지초과이득세법과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은 재산권 침해 등의 이유로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아 폐기되고 개발이익환수제만 남아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토지공개념 도입을 위한 ‘군불’ 지피기가 이뤄지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월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처음으로 지대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달 초 러시아 방문 중에는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는 ‘토지 문제에 있어서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철학을 남겼다”며 “저는 이 철학에 영감을 받아 한국에도 (토지 공개념을) 도입하려고 연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개헌 의총에서 헌법에 토지 공개념을 명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원내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이 같은 개헌 논의의 흐름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기본권인 토지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중심이다.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헌법에 명기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회가 현행 헌법하에서 구체적인 법률을 제정하거나 정부가 필요한 정책을 시행하는 것으로 토지 투기를 막고 공공복리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개발제한구역이나 농지 소유·매매 제한 등과 같이 법률에 토지공개념이 도입된 상태에서 자칫 옥상옥이 될지 모른다”며 “헌법에 명문화할 경우 득보다 실이 더 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폐기된 토지초과이득세법의 위헌 판결이 다시 뒤집힐 수 있고 재산권 침해 논란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