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에 이은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에 조선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은 3만9100원(28.75%) 내린 9만6900원에 마감했다. 전날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과 4분기 3790억원의 영업손실을 예고한 것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구개발과 부채 상환에 필요한 증자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규모가 과도하다”며 목표주가를 18만1000원에서 14만4000원으로 20.44% 낮췄다.

삼성증권 외에도 한국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내렸다. 신한금융투자는 목표주가 없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4분기 적자를 예고한 현대미포조선도 1만5000원(16.18%) 내린 7만7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90억원의 공사손실 충당금을 감안해도 영업손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현대미포조선의 목표주가를 13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조정했다.

지난 6일 대규모 적자공시와 함께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삼성중공업도 이날 2.23% 하락했다.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는 44.44% 빠졌다.

당분간 조선주 부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황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데다 원화 강세로 이익률이 떨어지고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고 있어서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조선용 후판가격 상승으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적자폭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현대중공업의 수주물량은 748만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감안한 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삼성중공업(284만CGT)보다 많아 후판가격 상승에 따른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