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집단소송제' 내년 상반기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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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살충제 계란' 방지 칼 빼든 정부
식품안전 개선 종합대책
산란일자 표기 의무화
안전기준 위반 농가, 원스트라이크 아웃 실시
"재고 부담 늘어날텐데" 양계농가는 불만 목소리
식품안전 개선 종합대책
산란일자 표기 의무화
안전기준 위반 농가, 원스트라이크 아웃 실시
"재고 부담 늘어날텐데" 양계농가는 불만 목소리
소비재 분야에도 내년 상반기 집단소송제가 도입된다. 산란일자를 표기한 달걀만 시중에 판매된다.
정부는 27일 식품안전정책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식품안전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8월 살충제 달걀 파동에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집단소송제와 축산산업 선진화 방안, 국민 식생활·영양관리 개선 방안 등을 모두 담았다.
상반기 집단소송 법안 마련
우선 양계농가들은 산란계(알 낳는 닭)의 사육공간을 ㎡당 20마리에서 1.5㎡당 20마리로 50% 넓혀야 한다. 산란일자를 표기하지 않은 달걀은 시중 판매가 금지된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축산농가와 양식장이 안전 기준을 한 번만 위반해도 인증이나 등록이 취소된다. 안 그래도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진 터라 규제 강화 우려보다 ‘먹거리 안전이 우선’이라는 환영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논란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집단소송제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식품 분야에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참에 식품뿐만 아니라 위생, 환경 등 사실상 소비재 전 분야를 아우르는 집단소송제를 강행하겠다는 게 정부의 속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집단소송제 관련 법안을 마련키로 했다.
식품 분야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식품안전기본법 개정안은 이미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해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따로 정부 입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증권·금융·식품·가정용 제품 등 일반 소비자와 접하는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산하 집단소송제도 개선위원회에서 논의를 마치는 대로 법안 마련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식품안전기본법 등 개별 법에서 다루는 대신 소비재 분야를 다루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집단소송은 피해의 원인 규명이 어려운 데다 특히 식품이나 환경 분야 피해 사례는 다양한 역학조사가 필요해 소송 남발에 따른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며 “안전 관련 규제와 인증제도 등을 활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산란일 조작 등 문제 없애야
난각에 산란일자와 사육 환경을 표기하도록 하는 방안도 시행 과정에서 양계 농가의 피해, 악용 가능성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풀무원, CJ제일제당 등 대규모 식품회사는 달걀 제품 포장에 이미 산란일을 표기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문제는 중소기업과 양계 농가다. 이들은 물류비용 때문에 유통 상인이 2~3일에 한 번 농장에 들러 달걀을 수거한다. 3일 전부터 당일까지 생산된 달걀이 한 번에 출하되는 방식이다. 이 경우 1~2일 묵은 달걀은 상대적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돼 결국 양계 농가의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은 “사육 여건이 다르고 달걀 수집 시기가 다양하기 때문에 달걀 난각에 자율적으로 산란일을 표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오히려 달걀의 신선도와 안전성을 높이려면 산란일 표기보다 냉장유통인 ‘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 양계농가 관계자는 “개별 농가가 달걀마다 산란일을 표기하는 과정에서 산란일 조작 등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경봉/김보라 기자 kgb@hankyung.com
상반기 집단소송 법안 마련
우선 양계농가들은 산란계(알 낳는 닭)의 사육공간을 ㎡당 20마리에서 1.5㎡당 20마리로 50% 넓혀야 한다. 산란일자를 표기하지 않은 달걀은 시중 판매가 금지된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축산농가와 양식장이 안전 기준을 한 번만 위반해도 인증이나 등록이 취소된다. 안 그래도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진 터라 규제 강화 우려보다 ‘먹거리 안전이 우선’이라는 환영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논란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집단소송제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식품 분야에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참에 식품뿐만 아니라 위생, 환경 등 사실상 소비재 전 분야를 아우르는 집단소송제를 강행하겠다는 게 정부의 속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집단소송제 관련 법안을 마련키로 했다.
식품 분야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식품안전기본법 개정안은 이미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해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따로 정부 입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증권·금융·식품·가정용 제품 등 일반 소비자와 접하는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산하 집단소송제도 개선위원회에서 논의를 마치는 대로 법안 마련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식품안전기본법 등 개별 법에서 다루는 대신 소비재 분야를 다루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집단소송은 피해의 원인 규명이 어려운 데다 특히 식품이나 환경 분야 피해 사례는 다양한 역학조사가 필요해 소송 남발에 따른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며 “안전 관련 규제와 인증제도 등을 활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산란일 조작 등 문제 없애야
난각에 산란일자와 사육 환경을 표기하도록 하는 방안도 시행 과정에서 양계 농가의 피해, 악용 가능성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풀무원, CJ제일제당 등 대규모 식품회사는 달걀 제품 포장에 이미 산란일을 표기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문제는 중소기업과 양계 농가다. 이들은 물류비용 때문에 유통 상인이 2~3일에 한 번 농장에 들러 달걀을 수거한다. 3일 전부터 당일까지 생산된 달걀이 한 번에 출하되는 방식이다. 이 경우 1~2일 묵은 달걀은 상대적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돼 결국 양계 농가의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은 “사육 여건이 다르고 달걀 수집 시기가 다양하기 때문에 달걀 난각에 자율적으로 산란일을 표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오히려 달걀의 신선도와 안전성을 높이려면 산란일 표기보다 냉장유통인 ‘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 양계농가 관계자는 “개별 농가가 달걀마다 산란일을 표기하는 과정에서 산란일 조작 등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경봉/김보라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