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자 소비자심리지수 상승세가 3개월 만에 꺾였다. 금리 인상으로 갚아야 할 이자가 불어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 올 3분기 가계 여윳돈은 줄고 정부 여윳돈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27일 발표한 ‘2017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10.9(기준값 100)로 전월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하락한 건 지난 9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올 2~7월 새 정부 출범 기대로 6개월 연속 올랐다가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8, 9월 하락했다. 이후 10, 11월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으나 이달 들어 떨어졌다.

11월 말 기준금리 인상으로 빚이 많은 가구를 중심으로 생활 형편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진 결과다. 현재생활형편지수는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94에 그쳤고 생활형편전망지수는 전월(104)보다 1포인트 떨어진 103에 머물렀다.

가계의 여윳돈도 세 분기 연속 감소세다. 한은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9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000억원 감소했다. 세 분기 연속 감소세다. 순자금운용은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일정 기간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금액으로 경제 주체의 여윳돈으로 볼 수 있다.

가계 여윳돈이 줄어든 건 신규 주택 구입이 계속된 데다 10월 초 장기 연휴를 앞두고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일반정부 순자금운용은 14조5000억원에서 18조원으로 확대됐다. 2013년 3분기(23조6000억원) 후 가장 많았다. 국세 수입 호조 영향이 컸다. 3분기 국세 수입은 6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3조5000억원)보다 5조7000억원 증가했다.

가계, 비영리단체, 비금융법인, 일반정부, 금융법인 등을 모두 아우른 국내 부문의 총순자금운용은 35조3000억원으로 2분기(17조2000억원)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