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병 치료·태양전지 큰 진전…국민을 웃고울린 10大 과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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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는 유전병 극복과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새 정부 탈(脫)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란과 살충제 계란·여성용 생리대에서 시작한 ‘케미포비아(화학물질에 대한 공포)’ 확산, 포항 지진 등으로 시끄러운 한 해이기도 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2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투표와 전문가 심의를 종합해 올해 대한민국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과총은 정부 과학기술출연연구기관과 관련단체 등에서 취합한 276개 뉴스 중에서 선정위원회를 통해 30개 뉴스를 골라 SNS 투표에 부쳤다. 사회와 연결된 과학기술 이슈 부문에서 12개, 연구성과 부문에서 18개가 후보에 올랐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온라인·모바일 SNS 투표에는 6396명의 과학기술인과 일반인이 참여했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SNS 투표 결과와 선정위원회 전문가 의견을 각각 4대 6의 비중으로 점수를 매겨 투표를 거쳐 과학기술 이슈 부문에서 4개, 연구성과 부문에서 6개를 최종적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10대 뉴스는 다음과 같다.
◆수정란서 유전자 가위로 질병 치료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과 박상욱 IBS 연구위원,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를 이용해 인간 배아(수정란)에서 유전질환인 비후성 심근증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고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지난 8월 발표했다. 수정란 상태에서 대물림 질병을 유발하는 고장 난 유전자만 콕 집어 정상 유전자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규제로 인간 배아 기초 연구도 시행될 수가 없어 기초연구 허용에 대한 규제 합리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석상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화학연구원, 고려대 등으로 구성된 ‘멀티스케일에너지시스템연구단’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용 소재 및 제조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성을 가진 전지를 개발했다. 가격이 저렴하고 효율이 높아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로 만든 이 전지는 1000시간 넘게 가동해도 끄떡없는 튼튼한 내구성까지 갖췄다. 태양전지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실리콘 태양전지(25%)에도 뒤지지 않는 22%의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대 묵인희·이동영 교수는 혈액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혈액 내에 이 병을 유발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검출해 발병 소지를 예측하는 방법을 내놨다. 고가의 양전자단층촬영(PET) 장비 수준으로 아밀로이드 농도를 확인할 수 있어 PET를 대체할 획기적 수단으로 꼽힌다.
올해 국내에서 개발한 항체 신약이 처음 대규모 기술 수출을 이뤄내는 등 바이오신약과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 성과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는 점도 연구 성과 부분의 주요 뉴스로 꼽혔다. 대웅제약 계열사인 한올바이오파마는 임상 1상 시험이 진행 중인 자가면역질환치료 항체 신약을 스위스 로이반트사이언스에 5000억원 이상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 국내 개발 항체 신약의 첫 번째 대규모 기술 수출 사례다. 셀트리온도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허가를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제품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 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신약과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관련 기업의 연구개발 성과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원격 호출이 가능하고 엘리베이터처럼 수직 이동이 가능한 미니트램을 개발했다. 최대 6명이 타는 이 트램은 자석이 매설된 노선을 따라 최고 시속 50㎞로 달린다. 원격 호출로 정거장에서 버튼을 누르면 자가용처럼 목적지를 알아서 찾아간다.
김선정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과 수축·이완하거나 회전할 때 전기에너지를 저절로 생산하는 탄소나노튜브 재질의 ‘트위스트론 실’을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를 꼬아서 코일 형태로 만든 것으로 실을 굵게 하거나 나란히 연결하면 축전기처럼 전기 생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초당 30회 정도로 수축·이완할 때 1㎏당 250와트(W)의 전력을 생산했다. 풍선을 매달아 바다 속에 넣으면 파도가 칠 때마다 전기가 생산된다. 공기 중 온도 변화로 움직이는 나일론 인공근육과 연결했을 때도 전기를 만든다. 이 실로 짠 티셔츠를 입으면 숨을 쉴 때마다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전원 공급이 필요없는 생체 센서로 활용할 수 있다.
◆탈원전 논란·블록체인 등장 주목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 정책 전환의 하나로 내놓은 탈원전 정책은 가장 주목받는 과학기술 이슈였다. 신고리 5·6호 원자로 건설 중단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설치된 시민참여공론화위원회는 지난 10월 건설 재개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공론화위원회 활동은 시민 참여와 사회 합의를 기반으로 하는 시민 참여형 정책결정 과정의 한 모델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와 함께 공사 일시 중단에 따른 피해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노후화된 원전을 폐쇄하고 원전의 신규 건설을 중단해 점진적으로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축소하는 쪽으로 탈원전 정책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부상은 하반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뉴스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내용이 사슬 형태로 기록되고 모든 참여자에게 공유된다는 점에서 정보기반 산업 분야에서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핵심 보안 기술로 평가된다. 은행권과 증권업계에선 블록체인이 해킹과 위변조가 어려워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거나 새로운 송금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초연결’‘초지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가상화폐와 함께 전 산업 분야에 파급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급등과 급락을 번갈아 하며 신종 투기상품이 되어버린 가상화폐는 최근 폐해가 심각하게 드러나면서 사회적 충격에 대한 대처와 규제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지난 8월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비페트린 성분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사회적 불안을 키웠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전수검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산란계 농장 1239곳 중 49개 농장에서 사용이 금지되거나 기준치를 넘어선 이들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 또 같은 달 시중에서 판매되는 생리대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벤젠을 비롯해 스타이렌, 톨루엔과 같은 독성 화학물질 10여종이 나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일상 생활용품 및 식품에 첨가된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감이 한층 증폭됐다. 한반도는 1년 내내 지진 공포에 떨어야 했다. 지난해 9월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난데 이어 지난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규모 6~7의 대규모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 지진 원인이 지열발전소 건설과정에서 물을 넣으며 일어났다는 주장과 함께 일본 동일본 대지진 이후 누적된 힘이 알려지지 않은 주변의 단층을 자극한 결과라는 논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연구성과 과학계 일반인 시각차 있어
이날 발표된 10대 뉴스는 과학기술 종사자와 일반인의 SNS 투표 결과와 31명의 전문가로 이뤄진 선정위원회의 검토와 최종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이명철 선정위원회 위원장(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과학기술의 주요 소비자인 일반 국민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온라인 투표와 전문가 평가 비중을 기존의 3대 7에서 4대 6로 바꿨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이슈 부문에선 SNS 투표에 참여한 일반인과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은 1~4위까지 똑같은 이슈를 꼽았다. 애초 SNS 투표에선 4차 산업혁명위원회 출범이 포함됐다. 하지만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4차 산업혁명위원회 출범 뉴스 대신 케미포비아를 넣었다.
연구성과 부문 순위에서는 과학기술계 종사자와 일반인이 투표한 결과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과학기술 종사자들은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예측을 1위로 선정했지만 일반인은 바이오 신약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장 많이 뽑았다. 과학기술 종사자들이 8위로 뽑은 바이오신약 관련 연구성과를 일반인은 1위로 뽑은 것이다. ‘한국 산업계 연구진 주도로 빛 감응 양자점 LED 개발’도 과학기술인은 7위로 뽑았지만 일반인은 14위로 뽑아 양측이 연구성과를 보는 시각차가 있음이 드러났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사진1/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그림)를 이용해 수정란에서 유전병인 비후성 심근증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교정한 연구 결과가 올해 10대 과학기술 뉴스 중 연구성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이언스 제공
사진2/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27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올해 10대 과학기술 뉴스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2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투표와 전문가 심의를 종합해 올해 대한민국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과총은 정부 과학기술출연연구기관과 관련단체 등에서 취합한 276개 뉴스 중에서 선정위원회를 통해 30개 뉴스를 골라 SNS 투표에 부쳤다. 사회와 연결된 과학기술 이슈 부문에서 12개, 연구성과 부문에서 18개가 후보에 올랐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온라인·모바일 SNS 투표에는 6396명의 과학기술인과 일반인이 참여했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SNS 투표 결과와 선정위원회 전문가 의견을 각각 4대 6의 비중으로 점수를 매겨 투표를 거쳐 과학기술 이슈 부문에서 4개, 연구성과 부문에서 6개를 최종적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10대 뉴스는 다음과 같다.
◆수정란서 유전자 가위로 질병 치료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과 박상욱 IBS 연구위원,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를 이용해 인간 배아(수정란)에서 유전질환인 비후성 심근증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고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지난 8월 발표했다. 수정란 상태에서 대물림 질병을 유발하는 고장 난 유전자만 콕 집어 정상 유전자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규제로 인간 배아 기초 연구도 시행될 수가 없어 기초연구 허용에 대한 규제 합리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석상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화학연구원, 고려대 등으로 구성된 ‘멀티스케일에너지시스템연구단’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용 소재 및 제조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성을 가진 전지를 개발했다. 가격이 저렴하고 효율이 높아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로 만든 이 전지는 1000시간 넘게 가동해도 끄떡없는 튼튼한 내구성까지 갖췄다. 태양전지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실리콘 태양전지(25%)에도 뒤지지 않는 22%의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대 묵인희·이동영 교수는 혈액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혈액 내에 이 병을 유발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검출해 발병 소지를 예측하는 방법을 내놨다. 고가의 양전자단층촬영(PET) 장비 수준으로 아밀로이드 농도를 확인할 수 있어 PET를 대체할 획기적 수단으로 꼽힌다.
올해 국내에서 개발한 항체 신약이 처음 대규모 기술 수출을 이뤄내는 등 바이오신약과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 성과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는 점도 연구 성과 부분의 주요 뉴스로 꼽혔다. 대웅제약 계열사인 한올바이오파마는 임상 1상 시험이 진행 중인 자가면역질환치료 항체 신약을 스위스 로이반트사이언스에 5000억원 이상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 국내 개발 항체 신약의 첫 번째 대규모 기술 수출 사례다. 셀트리온도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허가를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제품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 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신약과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관련 기업의 연구개발 성과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원격 호출이 가능하고 엘리베이터처럼 수직 이동이 가능한 미니트램을 개발했다. 최대 6명이 타는 이 트램은 자석이 매설된 노선을 따라 최고 시속 50㎞로 달린다. 원격 호출로 정거장에서 버튼을 누르면 자가용처럼 목적지를 알아서 찾아간다.
김선정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과 수축·이완하거나 회전할 때 전기에너지를 저절로 생산하는 탄소나노튜브 재질의 ‘트위스트론 실’을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를 꼬아서 코일 형태로 만든 것으로 실을 굵게 하거나 나란히 연결하면 축전기처럼 전기 생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초당 30회 정도로 수축·이완할 때 1㎏당 250와트(W)의 전력을 생산했다. 풍선을 매달아 바다 속에 넣으면 파도가 칠 때마다 전기가 생산된다. 공기 중 온도 변화로 움직이는 나일론 인공근육과 연결했을 때도 전기를 만든다. 이 실로 짠 티셔츠를 입으면 숨을 쉴 때마다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전원 공급이 필요없는 생체 센서로 활용할 수 있다.
◆탈원전 논란·블록체인 등장 주목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 정책 전환의 하나로 내놓은 탈원전 정책은 가장 주목받는 과학기술 이슈였다. 신고리 5·6호 원자로 건설 중단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설치된 시민참여공론화위원회는 지난 10월 건설 재개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공론화위원회 활동은 시민 참여와 사회 합의를 기반으로 하는 시민 참여형 정책결정 과정의 한 모델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와 함께 공사 일시 중단에 따른 피해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노후화된 원전을 폐쇄하고 원전의 신규 건설을 중단해 점진적으로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축소하는 쪽으로 탈원전 정책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부상은 하반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뉴스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내용이 사슬 형태로 기록되고 모든 참여자에게 공유된다는 점에서 정보기반 산업 분야에서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핵심 보안 기술로 평가된다. 은행권과 증권업계에선 블록체인이 해킹과 위변조가 어려워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거나 새로운 송금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초연결’‘초지능’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가상화폐와 함께 전 산업 분야에 파급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급등과 급락을 번갈아 하며 신종 투기상품이 되어버린 가상화폐는 최근 폐해가 심각하게 드러나면서 사회적 충격에 대한 대처와 규제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지난 8월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비페트린 성분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사회적 불안을 키웠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전수검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산란계 농장 1239곳 중 49개 농장에서 사용이 금지되거나 기준치를 넘어선 이들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 또 같은 달 시중에서 판매되는 생리대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벤젠을 비롯해 스타이렌, 톨루엔과 같은 독성 화학물질 10여종이 나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일상 생활용품 및 식품에 첨가된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감이 한층 증폭됐다. 한반도는 1년 내내 지진 공포에 떨어야 했다. 지난해 9월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난데 이어 지난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규모 6~7의 대규모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 지진 원인이 지열발전소 건설과정에서 물을 넣으며 일어났다는 주장과 함께 일본 동일본 대지진 이후 누적된 힘이 알려지지 않은 주변의 단층을 자극한 결과라는 논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연구성과 과학계 일반인 시각차 있어
이날 발표된 10대 뉴스는 과학기술 종사자와 일반인의 SNS 투표 결과와 31명의 전문가로 이뤄진 선정위원회의 검토와 최종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이명철 선정위원회 위원장(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과학기술의 주요 소비자인 일반 국민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온라인 투표와 전문가 평가 비중을 기존의 3대 7에서 4대 6로 바꿨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이슈 부문에선 SNS 투표에 참여한 일반인과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은 1~4위까지 똑같은 이슈를 꼽았다. 애초 SNS 투표에선 4차 산업혁명위원회 출범이 포함됐다. 하지만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4차 산업혁명위원회 출범 뉴스 대신 케미포비아를 넣었다.
연구성과 부문 순위에서는 과학기술계 종사자와 일반인이 투표한 결과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과학기술 종사자들은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예측을 1위로 선정했지만 일반인은 바이오 신약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장 많이 뽑았다. 과학기술 종사자들이 8위로 뽑은 바이오신약 관련 연구성과를 일반인은 1위로 뽑은 것이다. ‘한국 산업계 연구진 주도로 빛 감응 양자점 LED 개발’도 과학기술인은 7위로 뽑았지만 일반인은 14위로 뽑아 양측이 연구성과를 보는 시각차가 있음이 드러났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사진1/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그림)를 이용해 수정란에서 유전병인 비후성 심근증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교정한 연구 결과가 올해 10대 과학기술 뉴스 중 연구성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이언스 제공
사진2/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27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올해 10대 과학기술 뉴스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