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 갈등 심해 당원에게 물어볼 수밖에" 전당원 투표 참여 호소
국민의당은 27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 여부를 묻는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 전당원투표에 돌입한다. 안 대표를 비롯한 통합추진파는 각종 채널을 통해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투표율을 견인하기 위한 광폭행보에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당의 주인인 당원의 다수는 통합을 철저하고 빠르게 추진하라고 명령한 반면 우리당 소속 의원들 의견만 찬반으로 갈려 대립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 논쟁을 끝내려면 당 주인인 전당원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당의 진로를 전당원에게 직접 묻는 역사적인 기록이 될 투표에 당원동지 여러분께서 적극 나서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는 당내 통합 반대파를 향해서는 "당내 일부에서 전당원투표 중단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들고가고 '나쁜 투표'라는 엉뚱한 말을 만들어 거부 운동을 벌인다고 하는데,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50% 이상의 호남 당원들이 전당원투표를 하는데 무엇이 두렵나. 당내 이견은 당원 여러분이 종결해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전당원투표 결과에 따라 재신임이 결정될 경우 1월부터 통합절차를 밟아 2월 중으로 통합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당원들이 재신임에 반대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안 대표는 당 대표직을 즉시 내려놓는다.

안 대표는 이날 중으로 네 차례의 방송·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한다. 전당원투표를 하루 앞둔 26일에도 방송·라디오 인터뷰에 네 차례 출연해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서 역설했다.

통합추진파인 장진영 최고위원 역시 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를 비롯해 비호남 지역위원장들은 당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있다"며 "보수를 바꿔보겠다고 광야를 뛰쳐나와 아랫목으로 돌아가길 거부한 11명들과 힘을 합치면 외연확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의 당위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장 최고위원은 "박지원·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을 비롯한 우리당 중진 선배들이 합리적인 진보의 한 날개를 맡아주고 바른정당이 개혁 보수의 다른 날개를 맡아준다면 우리는 유일하게 양 날개를 가진 정당으로 훨훨 날아오를 것"이라며 "통합이 우리 모두의 통합이되도록 힘 써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통합 반대파는 전당원투표의 절차적 문제와 의결정족수 등을 지적하며 투표거부를 독려했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이런 상황에서는 투표결과가 나오더라도 무효소송에 들어갈 것이고 당은 논란에 계속 휩싸일 것"이라며 "지금 추진되고 있는 당원투표는 재신임 투표일 뿐이고 합당을 위해서는 전당대회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대표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을 지키자"며 "핸드폰에 온라인투표 문자가 오면 열어보지 말라"고 당원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26일에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 당이 분열할 수 밖에 없다는 견해를 강조했다. 그는 "분열의 통합, 바른정당 5~6석, 국민의당 10여석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나 하겠느냐"며 "안 대표님 통합 고집을 멈추고 돌아오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은 27~28일 온라인투표, 29~30일 온라인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당원을 대상으로 ARS 투표를 실시한 후 각각 유효 투표결과를 합산해 31일 오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투표에 부쳐지는 문항은 '통합에 추진하는 안 대표의 재신임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다.

전당원투표에는 이날 오전 11시20분 기준 1만5269명(5.97%)의 당원이 참여했다.

김소현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