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시 관광국이 지난 28일 한국행 단체관광 재허용을 통지한 지 하루 만에 산둥성도 지역 내 여행사에 한국 단체관광을 정상 진행하라는 구두 지시를 내렸다.

현지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산둥성 관광국은 29일 오전부터 칭다오, 웨이하이, 옌타이에서 회의를 열고 20일 통지한 한국 단체관광 재중단 조처를 해제한다고 통지했다. 앞서 산둥성 관광국은 내년 1월부터 한국행 단체관광 모집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각 여행사에 통보했다.

이날 회의는 단체관광 재중단 당시와 마찬가지로 한국 관광을 주로 취급하는 여행사를 포함한 산둥지역 주요 여행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행 단체관광이 재허용됐지만 베이징과 마찬가지로 크루즈 선박과 전세기 운영 금지, 온라인 모객 금지, 롯데 관련업체 이용 금지 등 기존 세 가지 금지 항목은 그대로 유지됐다.

현지 여행업계는 베이징에 이어 산둥성까지 한국 단체관광이 다시 정상화되자 다른 지역도 곧 중단 조치가 해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단체관광 중단 조치가 풀렸다가 3주 만에 중단돼 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전체적인 추세는 한국 단체관광이 정상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은 “산둥지역 회의에서도 베이징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홍보 활동 등 과도한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언급된 것으로 안다”며 “양국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한국행 단체관광을 정상화하되 차분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재개하기를 바라는 것이 중국 당국의 의도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관광국은 사드 갈등이 봉합되자 지난달 28일 베이징과 산둥지역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국행 단체상품 판매 재개를 조건부로 허용했다. 그러나 중·소형 여행사를 중심으로 한국 관광 열기가 과열되자 다시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중국 당국은 이에 관련해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지 않았지만 여행 재개가 한·중 관계의 급속한 개선으로 해석되는 것을 꺼렸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