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이달 내 전당대회 개최 등 바른정당과의 본격적인 합당 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다.

국민의당 당헌에는 ‘다른 정당과 합당할 때는 전당대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 안건을 ‘공인전자서명’으로 의결할 수 있다는 조항을 활용해 합당 안건을 ‘온라인투표’로 대신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이 경우 2월 안에 바른정당과 통합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당 당원 투표 결과 안철수 대표가 재신임을 얻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에 찬성하는 당원들의 의사가 확인됐다”며 “그동안 통합 찬성과 반대 측이 대립해왔지만 이번 당원 투표를 계기로 통합에 관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기 기대한다”고 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당 당원 투표 결과 압도적 통합 찬성이 확인됐다. 이제 통합열차의 후진은 없다”며 “야당 교체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2+2 협의체를 확장한 통합추진위원회를 1월 초에 당장 구성해야 한다”며 “통합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통합수임 기구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당 대 당 통합을 가속화하는 것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흡수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멸’과 ‘흡수’를 두 차례 언급하며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안 대표는 “만약 국민의당이 변화하지 못하고 멈칫거리면 민주당의 주변으로 전락하고 소멸한다”며 “통합의 길을 찾지 못한 바른정당은 한국당에 흡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