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무기계약직 전원 정규직 전환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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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와 동일한 대우… 박원순식 '파격'에 정규직 "역차별" 거센 반발
서울교통공사 노사, 3월부터
3년 이상 종사자 7급 부여키로
유사 직무는 정규직과 같은 직위
스크린도어 보수·지하철 보안 등
이질적 업무는 새 직종 신설
연 4000억 적자… 경영악화 불보듯
연 70억 인건비 추가 부담 불가피
정규직 "획일적인 전환 안된다
공채 무력화… 청년 직원들 분노"
서울교통공사 노사, 3월부터
3년 이상 종사자 7급 부여키로
유사 직무는 정규직과 같은 직위
스크린도어 보수·지하철 보안 등
이질적 업무는 새 직종 신설
연 4000억 적자… 경영악화 불보듯
연 70억 인건비 추가 부담 불가피
정규직 "획일적인 전환 안된다
공채 무력화… 청년 직원들 분노"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무기계약직 1288명 모두를 오는 3월 정규직으로 일괄전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별도 절차 없이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에게 정규직과 같은 직위를 부여하는 파격적 방식이다. 기존 정규직 직원들은 “무조건적 전환은 어렵게 공채를 통과해 입사한 정규직을 역차별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3년 넘은 무기계약직, 공채와 동일 대우
‘해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었던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협상이 새해를 1시간30분여 남겨 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해온 완전한 정규직 전환의 첫 번째 사례다. 박 시장은 지난해 7월 “서울시 11개 투자출연기관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전원을 새해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정규직-비정규직 간, 민주노총-한국노총 간 의견 차이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어 왔다.
노사는 3년 이상 일한 무기계약직에는 일반 공채직원으로 입사한 정규직 근로자의 직위인 7급을 주기로 했다. 3년 이하 근무한 무기계약직에는 신설한 7급보 직위를 부여한다.
기본적으로 정규직과 하는 일이 비슷한 무기계약직은 기존 정규직의 직종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전동차를 검수하던 무기계약직은 ‘차량직’으로, 역무 보조일을 하던 근로자는 ‘사무직’으로, 차량기지 내에서 열차를 운행하며 정리하던 구내 운전직은 ‘승무직’으로 편입하는 식이다.
새 직종도 만들어진다. 정규직과 완전히 다른 업무를 해온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다. 이에 따라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보수원과 지하철보안관이 신설된다. 외주였던 승강장 안전문 보수원은 2016년 5월 구의역 사고 이후 서울교통공사가 무기계약직으로 직고용해왔다.
◆내년에만 인건비 70억 추가 부담
결국 민주노총안이 거의 채택됐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한국노총 계열의 서울메트로노조는 ‘정규직 전환에 찬성하지만 합리적 차이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
대규모 정규직 전환으로 공사의 인건비 부담 급증이 불가피하다. 전환자들이 정규직 임금 체계를 똑같이 적용받기 때문이다. 예컨대 근무한 지 3년이 넘은 무기계약직 연봉이 3000만원이라면 그와 임금 수준이 비슷한 정규직 7급 2호봉에 편입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기존 급여 수준과 맞춰 정규직 임금 체계로 편입되기 때문에 정규직화로 바로 인건비가 늘어나지는 않는다”면서도 “임금 인상 폭이 무기계약직 때보다 커 내년부터는 인건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규직화 이듬해부터 연 68억~7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추가 소요분은 모두 서울교통공사가 부담해야 한다. 한 해 4000억원 안팎의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공사 경영에는 큰 악재다.
이 때문에 정규직 근로자들 반발이 거세다. 한 정규직은 “상징사업장인 인천공항도 제한경쟁과 자회사를 통한 전환을 결정했는데, 검증도 없이 획일적인 전환이 말이 되느냐”며 “특히 공채가 무력화됐다고 생각하는 정규직 젊은 직원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전했다. 다른 정규직 근로자도 “알음알음 인맥을 통해 들어온 무기계약직도 적지 않다”며 “이대로라면 그들을 선배라 부르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번 노사 합의는 ‘노동존중특별시’를 핵심정책으로 내세우는 서울시 산하 공기업의 첫 정규직 전환이다. 다른 기관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여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해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이었던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협상이 새해를 1시간30분여 남겨 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해온 완전한 정규직 전환의 첫 번째 사례다. 박 시장은 지난해 7월 “서울시 11개 투자출연기관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전원을 새해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정규직-비정규직 간, 민주노총-한국노총 간 의견 차이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어 왔다.
노사는 3년 이상 일한 무기계약직에는 일반 공채직원으로 입사한 정규직 근로자의 직위인 7급을 주기로 했다. 3년 이하 근무한 무기계약직에는 신설한 7급보 직위를 부여한다.
기본적으로 정규직과 하는 일이 비슷한 무기계약직은 기존 정규직의 직종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전동차를 검수하던 무기계약직은 ‘차량직’으로, 역무 보조일을 하던 근로자는 ‘사무직’으로, 차량기지 내에서 열차를 운행하며 정리하던 구내 운전직은 ‘승무직’으로 편입하는 식이다.
새 직종도 만들어진다. 정규직과 완전히 다른 업무를 해온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다. 이에 따라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보수원과 지하철보안관이 신설된다. 외주였던 승강장 안전문 보수원은 2016년 5월 구의역 사고 이후 서울교통공사가 무기계약직으로 직고용해왔다.
◆내년에만 인건비 70억 추가 부담
결국 민주노총안이 거의 채택됐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한국노총 계열의 서울메트로노조는 ‘정규직 전환에 찬성하지만 합리적 차이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
대규모 정규직 전환으로 공사의 인건비 부담 급증이 불가피하다. 전환자들이 정규직 임금 체계를 똑같이 적용받기 때문이다. 예컨대 근무한 지 3년이 넘은 무기계약직 연봉이 3000만원이라면 그와 임금 수준이 비슷한 정규직 7급 2호봉에 편입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기존 급여 수준과 맞춰 정규직 임금 체계로 편입되기 때문에 정규직화로 바로 인건비가 늘어나지는 않는다”면서도 “임금 인상 폭이 무기계약직 때보다 커 내년부터는 인건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규직화 이듬해부터 연 68억~7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추가 소요분은 모두 서울교통공사가 부담해야 한다. 한 해 4000억원 안팎의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공사 경영에는 큰 악재다.
이 때문에 정규직 근로자들 반발이 거세다. 한 정규직은 “상징사업장인 인천공항도 제한경쟁과 자회사를 통한 전환을 결정했는데, 검증도 없이 획일적인 전환이 말이 되느냐”며 “특히 공채가 무력화됐다고 생각하는 정규직 젊은 직원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전했다. 다른 정규직 근로자도 “알음알음 인맥을 통해 들어온 무기계약직도 적지 않다”며 “이대로라면 그들을 선배라 부르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번 노사 합의는 ‘노동존중특별시’를 핵심정책으로 내세우는 서울시 산하 공기업의 첫 정규직 전환이다. 다른 기관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여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