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에 부정적이던 러시아 정부가 암호화폐 ‘크립토 루블’ 발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로 국제사회의 금융제재를 피해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제 보좌관 세르게이 글라제프는 최근 정부 부처 회의에서 크립토 루블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제재를 신경쓰지 않고 전 세계에 있는 상대방과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가상화폐 규제를 위한 시스템을 오는 7월까지 마련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러시아 정부가 가상화폐를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한 배경에는 미국 등 서방사회의 경제 제재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거래 시 아무 흔적이 남지 않고 화폐 사용 방식과 사용자 등에 제약을 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 조치를 피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