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트럭·버스 장착 의무화…1000억 ADAS 시장 '후끈'
올해 버스 트럭 등 대형 차량에 차로 이탈과 추돌 위험 등을 경고해주는 첨단운전보조장치(ADAS) 장착이 확산될 전망이다.

정부는 2019년부터 일부 대형 차량에 장착을 의무화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조만간 보조금 지급 방안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2년간 보조금 규모만 600억원, 관련 시장 규모는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 시장을 놓고 ADAS 세계 시장 1위 기업인 모빌아이와 한국 중소기업 모본, 피엘케이(PLK)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모빌아이, 가격 두 배 이상 비싸

정부가 대형 차량에 ADAS 장착을 의무화하기로 한 것은 졸음운전 등으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가 빈발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 ADAS의 각종 성능과 규격, 인증절차 등 구체적 내용을 발표하기로 했다. 차로이탈경고(LDWS)와 전방추돌경고(FCWS) 기능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며 일정 수준 이상 정확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대상 차량은 차량 길이 9m 이상인 버스와 총중량 20t 이상 대형 트럭 등 약 15만 대다.

선두 업체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모빌아이다. ADAS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현대자동차는 물론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독일 BMW, 아우디 등 대부분 완성차업체가 모빌아이 제품을 쓰거나 알고리즘을 공급받는다. 문제는 가격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ADAS 장착에 드는 비용 중 80%(최대 40만원)까지 지원해준다. 모빌아이 한국 총판인 오토비전의 김창율 대표는 “한국 경쟁사 제품은 50만원 내외인 데 비해 모빌아이 제품은 120만원”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같은 제품을 180만원, 중국에서는 150만원에 판매 중이다.

한국 업체는 가성비로 승부

한국 중소기업 모본과 PLK는 50만원 이하 제품을 주력으로 내놓는다. PLK는 70만원에 판매 중인 로드스코프7을 정부 정책에 맞게 핵심 기능만 추려 50만원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대차 상용차에 차로이탈경보와 하이빔자동제어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모본은 50만원대 제품(모델명 MDAS-9)을 판매 중이다. 모본은 타타대우상용차와 중국 지리차에 ADAS를 공급하고 있다. 두 기업 관계자 모두 “올해 시장 점유율을 40~50% 이상으로 올려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국내 블랙박스 시장 점유율 1위인 팅크웨어, KT에서 투자받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카비 등도 ADAS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업계에서는 의무장착 대상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레미콘과 덤프트럭 등은 ‘건설기계’로 분류돼 이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4축 이상(바퀴가 8개 이상) 트럭 또한 대상에서 빠져 25t 이상 대형 트럭 대부분도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