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 추정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은 확실하지만 당초 기대치엔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만7000원(1.05%) 내린 255만4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1일 286만1000원(종가)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이후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 등이 불거지며 10.73% 하락했다.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엔 오는 9일로 예정된 작년 4분기 잠정 실적발표를 앞두고 증권업계의 실적 추정치가 낮아진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6조2000억원에서 15조7000억원으로 최근 낮춰 잡았다. 350만원이던 목표 주가도 330만원으로 5.71% 내렸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국투자증권(16조5720억원→15조2920억원) 한화투자증권(16조8900억원→15조8310억원) 등도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들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건 최근의 원화 강세 요인이 추정치에 새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제품 결제는 달러로 이뤄져 환율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크게 내려가고 있는 게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말 반도체부문 임직원에게 지급한 특별상여금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분이 1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업계의 올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5조8306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2.3% 늘어났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