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최대시장 삼킨 중국 스마트폰, 이젠 미국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 정복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자국을 평정한 중국 제조사들은 2, 3위 시장인 미국과 인도를 타깃으로 삼고 점유율 확대에 나선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화웨이는 오는 2월 미국 이동통신사 AT&T를 통해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 10’을 출시한다. 화웨이는 이달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8(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메이트 10 출시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그동안 화웨이는 미국 시장에서 IT기기 판매점과 온라인을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이통사를 통한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1위이자 글로벌 3위 업체다. 메이트10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셋을 탑재한 첫 제품이다. 중국은 물론 유럽에도 출시돼 호응을 얻으면서 검증을 받았다. 그만큼 미국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화웨이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진출은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차례는 샤오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레이쥔 샤오미 CEO는 지난달 초 하와이에서 “미국 스마트폰 시장 진출 준비 단계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미국은 국내 제조사인 삼성전자LG전자의 주요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현지 업체인 애플이 33.2%의 점유율로 1위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23.2%, 17.6%로 2위와 3위다. 화웨이의 미국 진출에 국내 업체들의 부담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샤오미 홍미노트4.
샤오미 홍미노트4.
인도 시장도 중국 제조사들의 타깃이 됐다. 인도에선 샤오미의 기세가 압도적이다. 샤오미는 인도 진출 3년만에 1위인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쫓아온 상태다. 지난해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3%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샤오미는 22%로 2위에 올랐다. 샤오미의 2016년 점유율이 6%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수치다.

인도에서 샤오미를 선두권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홍미노트4'다. 2016년 하반기에 출시된 홍미노트4는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지난해 2분기에 7.2%의 점유율로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했다. 지난해 3분기에도 홍미노트4는 베스트셀링 모델 1위를 유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인도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무서운 기세로 선두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시장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라고 경계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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