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강남권 집값… 정부, 분양가상한제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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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주부터 '집값 상승 랠리'
국토부 "양도세 중과 앞둔 일시현상"
재건축 연한 확대·보유세 인상 거론
국토부 "양도세 중과 앞둔 일시현상"
재건축 연한 확대·보유세 인상 거론
연초부터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 랠리’가 나타나자 국토교통부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8·2 부동산대책’과 후속 조치를 통해 주택정책 당국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대부분 썼지만 국지적 과열 현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각적으로 원인을 파악 중이며 긴장하면서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금융·세제 면에서 변화가 커질 만큼 현재 상황이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누를수록 튀어오른’ 노무현 정부 시대 부동산 대책의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강남 등 일부 지역 ‘백약이 무효?’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 집값 상승률(0.33%)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월 첫째주 상승률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마지막 주 서울 강남구 집값 상승률(한국감정원 기준)은 0.98%로 나타났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다.
국토부는 이 같은 현상이 추세적 상승세라기보다 지난해 쏟아낸 각종 부동산 규제가 현실화되기 전 마지막 급등세로 파악하고 있다. 매물 품귀 속에 일부 매물의 높은 호가가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강남·송파·양천구 등의 거래량을 보면 이 같은 해석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강남구 매매거래량은 742건으로 지난 3년간(2015~2017년) 12월 거래량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목동이 속한 양천구(560건)도 마찬가지다. 강남구와 양천구는 정부의 자율형사립고 등 특수목적고 폐지 방침으로 ‘일반 명문학군’ 수요가 집중되는 곳이다.
문정동 방이동 등에서 대단지 정비사업이 예고된 송파구의 거래량(682건)은 전년 동월(534건) 대비 27% 증가했다. 송파구(1.5%) 강남구(1.36%), 양천구(1.34%)는 지난달 서울 25개 구 중 집값 상승률 1~3위를 기록했다. ◆서울 분양가상한제 시행 가능
국토부가 추가로 낼 수 있는 집값 억제 대책은 마땅치 않은 상태다. 당장 쓸 수 있는 카드로는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가 있다. 지난달 기준 서울 소비자물가지수가 3개월 전(9월)보다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25개 구 전역이 분양가상한제 1차 정량요건(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두 배 초과)에 해당됐다.
2차 정량요건 세 가지 중 하나(지난 1년간 해당 구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같은 기간 서울 소비자물가상승률의 두 배 초과)를 충족하는 곳도 많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소비자물가가 2016년 말보다 1.3% 오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서울 평균 분양가격(지수)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016년 동기보다 4.51% 올랐다.
그러나 서울에서 공급 물량 대부분이 재건축 등 정비사업 위주여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은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당장 실익이 없다. 정비사업 단지는 관리처분인가 신청 이전 단지만 대상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섣불리 쓰면 오히려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리는 ‘로또 아파트’를 만들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하지 못한 단지를 대상으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이달 시행된 만큼 국지적 과열이 심해지면 이와 연계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2015년 5월부터 30년으로 단축된 재건축 연한을 다시 40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사항이다. 서울 강남권 등 재건축 사업 활성화가 조합원 물량 가격 상승과 일반분양가 인상을 불러와 주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다. 그러나 학군·교통 등 거주환경이 좋은 ‘똘똘한 한 채’에 몰리는 수요를 억제하기엔 미봉책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보유세 인상 카드를 활용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지방 선거 이후)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달 말 적용 예정인 신DTI(총부채상환비율)와 오는 4월 시행하는 양도세 중과, 보유세 체계 개편 논의 등 시장 상황을 봐서 대책을 추가로 낼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국토부 관계자는 “다각적으로 원인을 파악 중이며 긴장하면서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금융·세제 면에서 변화가 커질 만큼 현재 상황이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누를수록 튀어오른’ 노무현 정부 시대 부동산 대책의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강남 등 일부 지역 ‘백약이 무효?’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 집값 상승률(0.33%)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월 첫째주 상승률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마지막 주 서울 강남구 집값 상승률(한국감정원 기준)은 0.98%로 나타났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다.
국토부는 이 같은 현상이 추세적 상승세라기보다 지난해 쏟아낸 각종 부동산 규제가 현실화되기 전 마지막 급등세로 파악하고 있다. 매물 품귀 속에 일부 매물의 높은 호가가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강남·송파·양천구 등의 거래량을 보면 이 같은 해석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강남구 매매거래량은 742건으로 지난 3년간(2015~2017년) 12월 거래량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목동이 속한 양천구(560건)도 마찬가지다. 강남구와 양천구는 정부의 자율형사립고 등 특수목적고 폐지 방침으로 ‘일반 명문학군’ 수요가 집중되는 곳이다.
문정동 방이동 등에서 대단지 정비사업이 예고된 송파구의 거래량(682건)은 전년 동월(534건) 대비 27% 증가했다. 송파구(1.5%) 강남구(1.36%), 양천구(1.34%)는 지난달 서울 25개 구 중 집값 상승률 1~3위를 기록했다. ◆서울 분양가상한제 시행 가능
국토부가 추가로 낼 수 있는 집값 억제 대책은 마땅치 않은 상태다. 당장 쓸 수 있는 카드로는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가 있다. 지난달 기준 서울 소비자물가지수가 3개월 전(9월)보다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25개 구 전역이 분양가상한제 1차 정량요건(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두 배 초과)에 해당됐다.
2차 정량요건 세 가지 중 하나(지난 1년간 해당 구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같은 기간 서울 소비자물가상승률의 두 배 초과)를 충족하는 곳도 많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소비자물가가 2016년 말보다 1.3% 오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서울 평균 분양가격(지수)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016년 동기보다 4.51% 올랐다.
그러나 서울에서 공급 물량 대부분이 재건축 등 정비사업 위주여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은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당장 실익이 없다. 정비사업 단지는 관리처분인가 신청 이전 단지만 대상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섣불리 쓰면 오히려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리는 ‘로또 아파트’를 만들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하지 못한 단지를 대상으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이달 시행된 만큼 국지적 과열이 심해지면 이와 연계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2015년 5월부터 30년으로 단축된 재건축 연한을 다시 40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사항이다. 서울 강남권 등 재건축 사업 활성화가 조합원 물량 가격 상승과 일반분양가 인상을 불러와 주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다. 그러나 학군·교통 등 거주환경이 좋은 ‘똘똘한 한 채’에 몰리는 수요를 억제하기엔 미봉책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보유세 인상 카드를 활용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지방 선거 이후)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달 말 적용 예정인 신DTI(총부채상환비율)와 오는 4월 시행하는 양도세 중과, 보유세 체계 개편 논의 등 시장 상황을 봐서 대책을 추가로 낼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