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화 교보 등 이른바 ‘빅3’를 포함한 10개 생명보험회사가 새해 들어 일제히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올렸다. 공시이율이 높아지면 가입자들이 만기 환급 또는 해지 때 돌려받는 금액이 늘어난다.

생보사 공시이율 잇따라 인상… 저축성보험 출혈경쟁 본격화
8일 생보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공시이율을 지난달보다 각각 0.11%포인트, 교보생명은 0.1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빅3의 공시이율은 모두 2.69%다. 흥국생명과 KB생명보험도 각각 0.13%포인트와 0.12%포인트 올린 2.68%와 2.67%의 공시이율을 내놨다. 이 밖에 ING생명 NH농협생명 신한생명 ABL생명 등도 이달 들어 0.01~0.07%포인트 공시이율을 올렸다. 동양생명의 공시이율이 2.7%로 가장 높았다. 동양생명은 전월 대비 0.15%포인트 인상했다.

생보사들이 공시이율을 일제히 올린 건 지난해 11월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지 한 달여 만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만으로 생보사들이 공시이율을 일제히 인상한 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공시이율은 은행의 예·적금 금리와 달리 자체 자산 운용수익률 등을 가중 평균해 산출한다”며 “기준금리가 올랐다고 반드시 그 다음달 공시이율 인상이 뒤따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나생명은 이달 들어 공시이율을 오히려 0.03%포인트 낮추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 보험사뿐 아니라 대형 보험사까지 이른바 ‘출혈경쟁’을 무릅쓰고 공시이율 인상을 통해 고객 선점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시이율이 오르면 소비자는 돌려받는 환급금이 늘어나 이익이지만 보험사들은 그만큼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은 만기 생존보험금이 납입보험료를 초과하는 상품으로, 10년 이상 장기 상품이 주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수년간 계속된 저금리 국면에서 중소형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시장에서 고객 유치를 위해 대형사보다 높은 공시이율을 내세웠다.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를 늘리면 단기간에 자산 규모를 늘릴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 시장 상황을 관망해온 이른바 빅3 등 주요 보험사가 방카슈랑스 영업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경쟁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