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8] 삼성 146인치 '더월', TV 크기 한계를 깼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CES 2018 9일 개막
100만분의 1m 초소형 LED 기술…삼성, 거실 벽을 TV로 바꾸다
LED 패널 360개 레고식 연결
레고 쌓듯 LED 모듈 붙여…이음 자국도 없애
LED 자체가 광원…자연색에 가까운 화질 구현
"TV 한계 깨는 첫발…디스플레이업계 긴장할 것"
100만분의 1m 초소형 LED 기술…삼성, 거실 벽을 TV로 바꾸다
LED 패널 360개 레고식 연결
레고 쌓듯 LED 모듈 붙여…이음 자국도 없애
LED 자체가 광원…자연색에 가까운 화질 구현
"TV 한계 깨는 첫발…디스플레이업계 긴장할 것"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 개막을 이틀 앞둔 7일(현지시간). ‘삼성 퍼스트 룩 2018’ 행사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엔클레이브컨벤션센터에 300여 명의 내외신 기자가 모였다. 시야를 가리고 있던 흰색 장막이 걷히자 박수와 플래시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주인공은 CES에서 공개될 삼성전자의 146인치 초대형 TV ‘더 월(The wall)’. 이름처럼 거실 한쪽 벽을 가득 채울 정도로 화면이 컸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더 월을 소개하며 “TV의 한계를 깨는 첫 스텝”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의 모듈러 TV’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동안 TV 시장에서는 ‘초대형’ 경쟁이 뜨거웠다. 누가 더 큰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더 월은 이런 게임의 법칙을 완전히 뒤집었다. 모듈러 방식은 흔히 레고블록에 비유된다. 여러 블록을 쌓아 올리듯 작은 크기의 LED(발광다이오드) 모듈을 이어붙이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론 크기의 한계가 없다. 문제는 남는다. 기존 LED를 사용하면 공연장 등에서 볼 수 있는 대형 화면처럼 붙인 자국이 검은 선으로 표시된다.
이음 자국을 없애기 위해선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발광다이오드(LED)가 필요하다. ‘마이크로 LED’ 기술이 ‘더 월(The wall)’에 적용된 이유다. ‘더 월’에는 LED 패널 360개가 사용됐다. 각각의 패널에는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LED가 빼곡히 심어졌다. 기존 LED보다 수십 배 작은 크기다. ‘더 월’이 하나의 화면처럼 보이는 이유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이 반도체 기술과 디스플레이 기술을 동시에 갖고 있기에 가능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행사장에서 만난 삼성 임직원의 기대도 컸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상대방이랑 서로 비슷한 칼을 들고 싸우다가 갑자기 날카로운 창을 하나 더 쥔 느낌”이라고 했다. 앞으로 TV 관련 글로벌 전략을 짤 때 강력한 카드를 하나 더 확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경쟁업체들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더 월’의 충격파가 디스플레이 시장 전반으로 퍼져나갈 공산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TV 시장의 판을 흔들다
‘더 월’은 모듈러 구조로 설계돼 화면의 사이즈와 형태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화면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도 가능하다. 거실벽 전체를 스크린으로 만들 수도 있다. 한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집 거실 한 면 크기가 곧 TV 크기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월 정식 출시 행사를 한 뒤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더 월’은 화질에서도 한발 앞서나갔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은 뒤에서 빛을 비추는 백라이트와 색을 보정해 주는 앞쪽의 컬러필터가 없다”며 “LED 자체가 광원이 되는 ‘진정한 자발광 TV’이기 때문에 자연색에 가장 가까운 화면을 재현할 수 있다”고 했다.
‘더 월’이 가격이나 기술 안정성 측면에서 일정 궤도에 오르면 디스플레이 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 있다. 8세대, 10세대로 이어지며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초대형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큰 암초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QLED TV 등 삼성전자의 기존 초대형 TV 제품의 시장 지배력을 잠식할 우려도 있다. 한 사장은 관련 질문에 말을 아꼈다. “일단은 투 트랙으로 간다”고 짧게 답했다. 모듈러 TV의 기술과 시장이 성숙할 때까지 병행 전략을 쓰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업계가) 긴장은 좀 할 것 같다”며 파장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전자 칠판 시장도 ‘노크’
이날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저해상도 콘텐츠를 8K 수준의 초고화질로 자동 변환해주는 ‘85인치 8K QLED TV’도 공개됐다. 밝기와 번짐 등을 보정해 주는 최적의 필터를 스스로 찾아 고화질 영상으로 바꿔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저화질의 옛날 영화를 별다른 추가 작업 없이 요즘 영화처럼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사용자가 별도의 기능 설정을 하지 않아도 운동경기나 콘서트 등 영상 특성에 따라 음향 효과도 조정해 준다.
데이브 다스 삼성전자 미국법인 상무는 “지상파, 케이블, 위성TV에 관계없이 저해상도 영상을 고화질로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올 하반기 한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I 플랫폼 ‘빅스비’가 탑재된 ‘2018년형 스마트TV’도 삼성 TV 라인업의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도 연동돼 음성만으로 채널 이동은 물론 생활정보와 콘텐츠 검색 등이 가능하다.
‘삼성 플립’이라는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플립은 터치스크린 기능을 강화한 일종의 전자 칠판이다. 실제로 종이에 쓰는 것과 같은 필기감을 느낄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 등과도 쉽게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다. 김석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국내외 주요 기업이 소규모 회의실을 많이 만들고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고 제품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삼성 플립은 최고의 협업 솔루션”이라며 “앞으로 기업과 대학 등의 회의 문화를 크게 바꿔 놓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라스베이거스=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더 월을 소개하며 “TV의 한계를 깨는 첫 스텝”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의 모듈러 TV’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동안 TV 시장에서는 ‘초대형’ 경쟁이 뜨거웠다. 누가 더 큰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더 월은 이런 게임의 법칙을 완전히 뒤집었다. 모듈러 방식은 흔히 레고블록에 비유된다. 여러 블록을 쌓아 올리듯 작은 크기의 LED(발광다이오드) 모듈을 이어붙이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론 크기의 한계가 없다. 문제는 남는다. 기존 LED를 사용하면 공연장 등에서 볼 수 있는 대형 화면처럼 붙인 자국이 검은 선으로 표시된다.
이음 자국을 없애기 위해선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발광다이오드(LED)가 필요하다. ‘마이크로 LED’ 기술이 ‘더 월(The wall)’에 적용된 이유다. ‘더 월’에는 LED 패널 360개가 사용됐다. 각각의 패널에는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LED가 빼곡히 심어졌다. 기존 LED보다 수십 배 작은 크기다. ‘더 월’이 하나의 화면처럼 보이는 이유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삼성이 반도체 기술과 디스플레이 기술을 동시에 갖고 있기에 가능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행사장에서 만난 삼성 임직원의 기대도 컸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상대방이랑 서로 비슷한 칼을 들고 싸우다가 갑자기 날카로운 창을 하나 더 쥔 느낌”이라고 했다. 앞으로 TV 관련 글로벌 전략을 짤 때 강력한 카드를 하나 더 확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경쟁업체들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더 월’의 충격파가 디스플레이 시장 전반으로 퍼져나갈 공산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TV 시장의 판을 흔들다
‘더 월’은 모듈러 구조로 설계돼 화면의 사이즈와 형태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화면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도 가능하다. 거실벽 전체를 스크린으로 만들 수도 있다. 한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집 거실 한 면 크기가 곧 TV 크기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월 정식 출시 행사를 한 뒤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더 월’은 화질에서도 한발 앞서나갔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은 뒤에서 빛을 비추는 백라이트와 색을 보정해 주는 앞쪽의 컬러필터가 없다”며 “LED 자체가 광원이 되는 ‘진정한 자발광 TV’이기 때문에 자연색에 가장 가까운 화면을 재현할 수 있다”고 했다.
‘더 월’이 가격이나 기술 안정성 측면에서 일정 궤도에 오르면 디스플레이 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 있다. 8세대, 10세대로 이어지며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초대형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큰 암초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QLED TV 등 삼성전자의 기존 초대형 TV 제품의 시장 지배력을 잠식할 우려도 있다. 한 사장은 관련 질문에 말을 아꼈다. “일단은 투 트랙으로 간다”고 짧게 답했다. 모듈러 TV의 기술과 시장이 성숙할 때까지 병행 전략을 쓰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업계가) 긴장은 좀 할 것 같다”며 파장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전자 칠판 시장도 ‘노크’
이날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저해상도 콘텐츠를 8K 수준의 초고화질로 자동 변환해주는 ‘85인치 8K QLED TV’도 공개됐다. 밝기와 번짐 등을 보정해 주는 최적의 필터를 스스로 찾아 고화질 영상으로 바꿔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저화질의 옛날 영화를 별다른 추가 작업 없이 요즘 영화처럼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사용자가 별도의 기능 설정을 하지 않아도 운동경기나 콘서트 등 영상 특성에 따라 음향 효과도 조정해 준다.
데이브 다스 삼성전자 미국법인 상무는 “지상파, 케이블, 위성TV에 관계없이 저해상도 영상을 고화질로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올 하반기 한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I 플랫폼 ‘빅스비’가 탑재된 ‘2018년형 스마트TV’도 삼성 TV 라인업의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도 연동돼 음성만으로 채널 이동은 물론 생활정보와 콘텐츠 검색 등이 가능하다.
‘삼성 플립’이라는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플립은 터치스크린 기능을 강화한 일종의 전자 칠판이다. 실제로 종이에 쓰는 것과 같은 필기감을 느낄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 등과도 쉽게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다. 김석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국내외 주요 기업이 소규모 회의실을 많이 만들고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고 제품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삼성 플립은 최고의 협업 솔루션”이라며 “앞으로 기업과 대학 등의 회의 문화를 크게 바꿔 놓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라스베이거스=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