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를 이끄는 마윈(馬云) 회장이 알리바바의 홍콩 증시 상장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마윈 회장은 8일 홍콩에서 열린 기업인 행사 참석에 즈음해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과 면담하는 가운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람 행정장관은 이 자리에서 홍콩 증권거래소가 최근 차등의결권 주식을 허용키로 결정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지난 2014년 무산된 알리바바의 홍콩 증시 상장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윈 회장은 이에 "알리바바는 이 메시지를 받아들이며 홍콩 증시 상장을 확실히 검토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한 알리바바의 홍콩 투자도 더욱 확대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면담은 두 사람이 재(在)홍콩 저장(浙江)성 기업인 협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이뤄진 것이다.

마윈 회장은 저장성 기업인 총연합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홍콩 상장 검토할 것"
알리바바는 당초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했으나 홍콩 증권거래소가 퇴짜를 놓았다.

마윈 회장에게 이사진의 과반을 지명할 수 있도록 한 기업지배구조를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결국 뉴욕 증시로 발길을 돌렸고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뉴욕 증시에서 이뤄진 알리바바의 IPO는 250억 달러로 역대 최고기록에 해당한다.

홍콩 증권거래소가 차등의결권 주식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규정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본토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공개(IPO) 유치 경쟁에서 뉴욕 증시에 크게 밀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콩 증시는 1980년대부터 차등의결권 주식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차등의결권은 1개의 주식마다 1개의 의결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해주는 제도다.

적대적 인수·합병에 맞선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에 가운데 하나다.

반면에 미국은 적대적 M&A가 만연했던 1980년대 많은 기업의 요구로 1994년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한 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 덕분에 뉴욕 증시는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많은 혁신적 기업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