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동반자'와 교감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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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핵심은 '지능기술'
'인공두뇌' 자율로봇 가능해질 것
거대한 변화 앞서 이끌 수 있어야
김종환 < KAIST 공과대학장 >
'인공두뇌' 자율로봇 가능해질 것
거대한 변화 앞서 이끌 수 있어야
김종환 < KAIST 공과대학장 >
SF 영화의 고전인 ‘ET’에는 인간 소년과 외계인이 서로 손가락 끝을 마주하며 처음 대면하는 명장면이 나온다. 미지 세계와의 만남을 염원하는 인류의 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이 영화가 상영된 이후 인간은 정보통신 기술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재작년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에 맞서 인간 대표 이세돌 씨가 한 수 한 수 신중히 내밀던 손끝을 보며 나는 영화 속 주인공 소년의 손가락을 다시 떠올렸다. 인류가 지금까지 한 번도 마주하지 못한 낯설고 거센 물결이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이제 우리는 상상 속의 단순한 소통을 넘어 ‘새로운 존재’ 그 자체를 창조하려 한다. 알파고는 AI가 인류 삶에 미칠 새로운 기술 혁명을 예고했다. 동시에 현실 세계와 디지털 및 바이오 세계가 통합된 ‘확장된 세계’의 시작을 알렸다. 기술의 경계가 사라지고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 디지털 세상에서 AI 생명체와 공감하며 살아가는 새 삶이 시작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지능기술’이다. 이는 데이터와 정보, 지식 및 지능의 계층적 관계를 보면 알 수 있다. 데이터에서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통합해 체계화한 것이 ‘지식’이며 ‘지능’은 이 지식과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으로 최상위 개념인 셈이다.
지능기술이란 쉽게 말해 ‘지능을 잘 운영하는 기술’이다. 학습한 데이터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지식 체계에 저장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 두뇌의 주요 기능’을 모사한다. 마치 사람의 사고력이 학습을 통해 고도화되는 것처럼 지능기술도 학습을 거듭하며 과거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주어진 상황에서 지식과 정보를 꺼내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을 지니는 것이다. 생물학적 두뇌의 작동 과정을 공학적으로 모델링해 가상 세계에서는 AI로, 실세계에서는 로봇과 같은 ‘자율 머신의 인공두뇌’로 이용하는 것이다.
지금 벌어지는 새로운 산업혁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로 설계된 로봇을 보면 알 수 있다. 최근 로봇은 센서에 따라 오감을 넘어서는 성능으로 환경을 인식하고 다양한 사물과 사람들이 함께 있는 환경에서도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다. 이렇게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이 ‘지능로봇’이다. 이 지능은 ‘인식-사고-행동’의 일련의 과정을 자율적으로 조율해나갈 수 있는 통합지능인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디지털 DNA’를 지닌 ‘디지털 동반자’가 우리 삶 깊숙이 자리 잡을 것이다. 알파고는 AI가 주도하는 시대의 예고편일 뿐 디지털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이유다.
ET는 짧은 만남 이후 우리를 떠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자리를 ‘디지털 생명체’에게 내줬을 뿐이다. 사람의 복잡하고 정교한 지능과 섬세한 감성을 전달하려고 애쓴 이세돌 씨와 알파고의 모습은 소년과 ET를 떠올리게 했고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상상일 것 같던 영화 속 장면들이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다.
디지털 동반자와 교감하는 시대가 이미 왔다. 지능기술이 가져올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삶을 다른 경지로 옮겨 놓을 것이다. 인류는 변화에 맞춰 스스로 움직일 것인지, 아니면 AI가 떠미는 힘에 떠밀릴 것인지 이정표 앞에 섰다. 떠밀리기보다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무술년 한 해가 돼야 하지 않을까.
김종환 < KAIST 공과대학장 >
이제 우리는 상상 속의 단순한 소통을 넘어 ‘새로운 존재’ 그 자체를 창조하려 한다. 알파고는 AI가 인류 삶에 미칠 새로운 기술 혁명을 예고했다. 동시에 현실 세계와 디지털 및 바이오 세계가 통합된 ‘확장된 세계’의 시작을 알렸다. 기술의 경계가 사라지고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 디지털 세상에서 AI 생명체와 공감하며 살아가는 새 삶이 시작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지능기술’이다. 이는 데이터와 정보, 지식 및 지능의 계층적 관계를 보면 알 수 있다. 데이터에서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통합해 체계화한 것이 ‘지식’이며 ‘지능’은 이 지식과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으로 최상위 개념인 셈이다.
지능기술이란 쉽게 말해 ‘지능을 잘 운영하는 기술’이다. 학습한 데이터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지식 체계에 저장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 두뇌의 주요 기능’을 모사한다. 마치 사람의 사고력이 학습을 통해 고도화되는 것처럼 지능기술도 학습을 거듭하며 과거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주어진 상황에서 지식과 정보를 꺼내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을 지니는 것이다. 생물학적 두뇌의 작동 과정을 공학적으로 모델링해 가상 세계에서는 AI로, 실세계에서는 로봇과 같은 ‘자율 머신의 인공두뇌’로 이용하는 것이다.
지금 벌어지는 새로운 산업혁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로 설계된 로봇을 보면 알 수 있다. 최근 로봇은 센서에 따라 오감을 넘어서는 성능으로 환경을 인식하고 다양한 사물과 사람들이 함께 있는 환경에서도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다. 이렇게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이 ‘지능로봇’이다. 이 지능은 ‘인식-사고-행동’의 일련의 과정을 자율적으로 조율해나갈 수 있는 통합지능인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디지털 DNA’를 지닌 ‘디지털 동반자’가 우리 삶 깊숙이 자리 잡을 것이다. 알파고는 AI가 주도하는 시대의 예고편일 뿐 디지털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이유다.
ET는 짧은 만남 이후 우리를 떠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자리를 ‘디지털 생명체’에게 내줬을 뿐이다. 사람의 복잡하고 정교한 지능과 섬세한 감성을 전달하려고 애쓴 이세돌 씨와 알파고의 모습은 소년과 ET를 떠올리게 했고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상상일 것 같던 영화 속 장면들이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다.
디지털 동반자와 교감하는 시대가 이미 왔다. 지능기술이 가져올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삶을 다른 경지로 옮겨 놓을 것이다. 인류는 변화에 맞춰 스스로 움직일 것인지, 아니면 AI가 떠미는 힘에 떠밀릴 것인지 이정표 앞에 섰다. 떠밀리기보다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무술년 한 해가 돼야 하지 않을까.
김종환 < KAIST 공과대학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