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발행하는 회사채에 모집 예정 금액의 네 배가 넘는 투자금이 몰렸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암코가 18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7350억원 규모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4.08 대 1이었다.

1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인 3년물엔 3700억원, 500억원어치를 찍는 5년물엔 2700억원, 300억원어치가 나오는 7년물엔 950억원이 몰렸다. 대표 주관사는 SK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이번 수요예측엔 연기금은 물론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채권운용부문, 보험사 등 다양한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 조기에 투자를 접었던 기관투자가들이 연초에 대거 자금집행에 나서면서 예상 밖으로 수요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발행 규모를 최대 3000억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민연금을 비롯한 다양한 연기금들의 수요가 집중됐다. “유암코가 작년 5월 영구법인이 되면서 안정성이 훨씬 강화됐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암코는 과거 2019년 10월로 존속기간이 정해져 있었지만 법 개정을 통해 기업 구조조정업무를 맡으면서 영구법인으로 전환했다. 영구법인 전환 전에는 연기금이 유암코 회사채에 투자하지 않아 미달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

흥행에 힘입어 유암코는 채권 발행금리를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수준보다 낮출 수 있을 것이란 게 IB업계의 전망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