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35) 9단이 '숙적' 커제(21) 9단과 1년 2개월 만의 리턴매치를 앞두고 "많은 빚을 지고 있는데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세돌 9단은 13일 제주도 해비치호텔 로비에서 열린 '2018 해비치 이세돌 vs 커제 바둑대국' 개막식에서 임전 소감을 밝혔다.

이세돌 9단은 2016년 11월 삼성화재배 준결승 이후 처음으로 커제 9단과 다시 만났다.

커제 9단은 2016년 10대에 세계대회 3관왕에 오를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현재 중국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바둑계 신성이다.

이세돌 9단이 언급한 '빚'은 커제 9단에게 당한 패배 수를 말한다.

그는 2015년 11월 삼성화재배 준결승에서 커제 9단에게 패한 이후 1년간 3승 10패로 상대 전적이 크게 밀렸다.

이세돌 9단은 "커제 9단과 만나서 기쁘다.

그런데 바둑을 두기 전에는 참 기쁜데 매번 대국이 끝나고 나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씁쓸한 과거를 웃으며 돌아봤다.

2년 전 딸을 제주도 국제학교에 보내면서 제주도민이 된 그는 "제주도는 저의 진정한 홈이다.

홈에서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과 만나서 배우 반갑다.

특히 이세돌 선배님과 수개월 만에 처음 만나서 더욱 반갑다"라고 말했다.

제주도에 처음 와봤다는 커제 9단은 "제주도에서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

바다가 아름다워서 사진도 많이 찍었다"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이번 대회를 만끽하고 싶다"며 기분 좋은 임전 소감을 밝혔다.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은 개막식 무대에서 악수하고 표선 해변이 보이는 대국장으로 이동했다.

이 대회 제한시간은 각자 40분에 초읽기 1분 1회씩이다.

승자는 상금 3천만원과 현대자동차 소형 SUV 코나(중국 현지모델은 엔시노)를 가져간다.

패자는 상금 1천만원을 받는다.

이번 대국은 한국기원·해비치 공동 주최, 현대자동차·북경현대 공동 후원으로 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