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대폭 인하하자 주요 기업들이 임금 인상과 특별보너스로 화답하고 있다. 월마트는 직원 150만 명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9달러에서 11달러로 올리고, 200~1000달러의 성과급을 주기로 했다. 법인세 절세분 20억달러 중 7억달러를 직원에게 풀고 기술 투자, 직업훈련, 가격 인하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성과급과 함께 미시간 공장에 10억달러를 투자해 일자리 2500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와 마쓰다도 앨라배마주에 16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AT&T, 컴캐스트,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아메리칸항공 등이 보너스 지급에 동참했다. 파격적인 감세가 임금 인상과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선순환 흐름이다. 해외 진출 미국 기업들의 유턴 움직임까지 가시화하고 있다. 시장발(發) 소득주도 성장이라고 할 만하다.

그럴수록 국내 경제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정부·여당은 과거 감세정책이 낙수효과가 없었다고 단정해 세계 흐름과는 정반대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렸다. 여기에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밀어붙이는데 정작 고용 사정은 역대 최악이다.

어디가 막혀 있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냉정하고 치밀한 분석이 절실하다. 고용효과가 큰 의료, 유통, 관광 등 서비스업에는 온갖 장벽을 쳐놨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은 ‘문어발 확장’으로 치부하며, 신산업 규제개혁도 재벌 특혜와 동일시한다. 그러면서 낙수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민 ‘삶의 질’을 높이려면 기업을 신바람나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트럼프노믹스가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