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횟수 만으로 하루 칼로리 섭취량 계산
개별 식품군 칼로리 및 영양소 계산 불편 개선
유티인프라는 최근 영양관리 앱 '키니케어'를 강남세브란스병원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키니케어의 특징은 곡류 어육 채소 등 식품군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식단을 평가하고 어떤 식품군을 더 또는 덜 먹어야 하는지 알려준다는 점이다. 박동국 대표(34·사진)는 "기존 앱보다 식단 관리에 더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영양관리 앱은 이용자가 섭취한 칼로리 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영양소를 입력하면 얼마나 많고 적은지를 수치로 보여준다. 예를 들면 칼로리 섭취량을 200kcal 줄이라거나 단백질 섭취량을 200g 늘리라는 식이다. 하지만 이용자가 식품의 칼로리나 성분을 일일이 확인해서 먹기가 쉽지 않다.
키니케어는 사용이 편리하다. 이용자가 먹은 식품을 입력하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에 의해 영양소로 분류된다. 하루 적정 섭취량을 채우려면 어떤 식품군을 더 먹어야 하는지 횟수로 알려준다. 곡류군 10회, 어육군 6회, 채소군 12회, 지방군 4회, 우유군 1회, 과일군 3회가 기준이다. 점심까지 곡류군 8회, 어육군 3회를 기록한 이용자는 저녁에 곡류군 2회, 어육군 3회를 더 먹으면 된다. 따로 칼로리나 영양소를 계산할 필요가 없다.
암 환자 90%는 입원 치료가 아닌 통원 치료를 받는다. 환자가 직접 식단을 짜야 한다. 박 대표는 "관련 정보가 부족해 환자들이 병원의 임상영양사에게 항상 물어보고 싶어한다"며 "앞으로 암 환자들의 건강 관리는 1인 가구 증가와 맞벌이 등으로 가족이 아니라 개인 위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의료진과 환자는 영양관리를 다소 다르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병원은 항암치료를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서 아무것도 안 먹는 편보다 좋아하는 음식을 많이 먹으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환자들은 영양소가 골고루 담긴 식단을 바란다. 박 대표는 "매년 25만~30만명씩 늘어나는 암 환자들이 집에서 영양관리를 잘하면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니케어는 지난해 7월 완성됐다. 이후 5주 동안 실시한 강남세브란스병원 임상영양사들의 검증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지금은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유방암 환자는 보통 체지방이 많은 편이어서 식단 관리를 잘해야 재발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했다.
이번 임상 시험을 마치면 대장암 등 다른 암 환자를 대상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박 대표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서비스 완성도를 높인 뒤 다른 병원과 제휴해 플랫폼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니케어의 영양관리 플랫폼은 대학병원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과는 소아 비만환자에게 영양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협의 중이다. 병원에 단체급식을 제공하는 업체와는 환자가 실제 섭취하는 식사량을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키니케어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