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봄 다음으로 미세먼지가 심한 계절은 겨울이다. 봄처럼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것도 아닌데 한겨울에 미세먼지가 심한 이유는 뭘까.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6년 겨울(12월~이듬해 2월) 서울의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는 48㎍/㎥로 사계절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봄(3~5월)이 64㎍/㎥로 미세먼지가 가장 심했고 겨울에 이어 가을(9~11월·42㎍/㎥), 여름(6~8월·38㎍/㎥) 순이었다.

봄철에 이어 겨울에 미세먼지가 심한 것은 난방 수요가 확 늘기 때문이라는 게 국립환경과학원 설명이다. 도시가 밀집한 중국 동부와 몽골, 북한 등에서 석탄 난방이 급증하면서 미세먼지가 대량 발생해 북서풍을 타고 한국으로 유입된다는 얘기다. 여기에 한국에서 난방으로 발생한 미세먼지 양도 더해진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최고 169㎍/㎥까지 올라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 15일 오후 중국 등 북쪽에서 바람을 타고 한국으로 유입된 미세먼지가 미처 한반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가운데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공기 중에 계속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더 치솟을 전망이다. 이날부터 대기 정체로 국내 대기오염물질이 축적된 데다 18일 새벽부터 낮 사이 황사를 포함한 국외 미세먼지 유입이 더해져서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한반도 동쪽 해상에 자리잡은 고기압이 미세먼지의 퇴로를 막고 있다”며 “기류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미세먼지가 가장 덜한 이유도 기류와 관련이 크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