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연고를 둔 건설업체 삼정은 독특한 기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1983년 이근철 회장과 박정오 회장이 동업으로 설립한 뒤 2년 뒤 삼정기업을 세우면서 두 회장은 각각 삼정과 삼정기업을 이끌어 오고 있다. 삼정이라는 기업명을 공유하는 이들 업체는 ‘성실 믿음 정성으로 완벽시공을 추구해가는 기업’을 모토로 삼고 있다.

삼정과 삼정기업은 이 회장과 박 회장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5 대 5 비율이지만 8년 전부터 두 회사는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아직도 두 회사의 관계는 끈끈하다. 부산 온천동 빌딩은 공동 소유다. 이 빌딩 4층과 5층을 사용한다. 브랜드도 ‘삼정 그린코아’를 공유한다. 상표 등록권도 두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홈페이지도 같다. 지난해 삼정과 삼정기업의 시공능력평가는 각각 76위(부산 7위)와 89위(부산 9위), 회사 매출은 3000억원 안팎으로 비슷하다.

회사 관계자는 “두 회사가 동업 관계로 출발해 이래저래 엮인 게 많다”면서도 “각자의 길을 가고 있어 별개 회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