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사찰 무마 관여 의혹…권재진 전 장관 등 MB 정부 윗선 관여 조사
'사찰 폭로' 장진수에 '관봉' 전달한 류충렬 전날 소환…과거 진술 번복
검찰, 불법사찰 '입막음' 장석명 오늘 소환… 윗선 겨냥 수사
이명박 대통령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 자금이 청와대로 흘러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2일 오전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소환해 조사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MB 정부의 국정원 불법자금 수수 및 '민간인 사찰 의혹 무마' 사건과 관련해 장 전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불법행위에 관여했는지를 캐물을 예정이다.

2011년 4월 민간인 사찰 의혹 무마를 폭로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자신이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에게서 입막음용 '관봉' 5천만원을 받았고, 이 돈이 장 전 비서관이 마련한 자금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장 전 비서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그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나, 장 전 비서관은 관봉 5천만원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1일 류 전 관리관을 불러 5천만원 전달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장 전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22일 출석하라고 재소환 통보했다.

류 전 관리관은 조사에서 2012년 검찰 수사 때 진술한 내용을 번복하고 장 전 주무관의 폭로 내용이 맞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조사에서 류 전 관리관은 5천만원의 출처를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준 것이라고 했다가 장인이 마련해 준 돈이라고 말을 바꿨고, 당시 검찰의 '윗선' 수사는 진전이 없었다.

검찰은 이날 장 전 비서관을 상대로 관봉 전달에 관여했는지와 자금 출처를 캐물을 방침이다.

두 사람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검찰이 당시 민정수석을 지낸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을 소환해 '윗선' 수사를 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 당시 수석이 관봉 전달 과정에서 지시·관여한 게 아닌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조사 경과에 따라 '무마' 과정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고받았는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민간인 사찰 의혹 사건은 민간인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가 블로그에 이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쥐코' 동영상을 올렸다가 지원관실의 전방위 불법사찰을 받은 끝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는 내용이 뼈대다.

검찰은 2010년 1차 수사에서 불법사찰이 실제로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 사찰 관련자 3명을 강요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했으나 그 윗선은 밝히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