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포트] 김한준 "배달의민족·직방 발굴해 투자… 눈앞 이익 대신 비전 중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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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에게서 듣는다 -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
배달·부동산중개·핀테크 등
한 분야서 수천억 매출 가능
한국 시장규모 충분히 커
벤처붐 우려할 상황 아냐
배달·부동산중개·핀테크 등
한 분야서 수천억 매출 가능
한국 시장규모 충분히 커
벤처붐 우려할 상황 아냐
“항공산업은 흔히 ‘배드 비즈니스’라고 하지만 미국 저비용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0년 넘게 수익을 내면서 계속 커나가고 있습니다.”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미국명 한 킴·사진)는 22일 기자와 만나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할 때는 단순히 ‘뜬다’는 산업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며 “주목받지 못하는 분야라도 회사 전략과 경영자가 뛰어나다면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토스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미국계 벤처투자 회사로, 알짜배기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초기에 발굴해 투자하는 곳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 회사 쿠팡, 음식배달 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부동산 중개 서비스 직방,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 개발사인 비바리퍼블리카 등 탄탄하게 성장한 스타트업을 초기에 발굴해 투자했다.
김 대표는 “한국 시장은 결코 작지 않다”고 했다. 그는 “국내 창업자와 투자자들이 시장이 작다고 움츠러드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에서도 한 분야를 선점해 성장한 회사가 매우 많다”며 “배달, 부동산 중개, 전자상거래, 핀테크(금융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천억원의 매출을 내는 스타트업이 국내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 상위 25개 도시의 인구보다 한국 상위 25개 도시의 인구가 더 많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효율적으로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도 한국을 바탕으로 뻗어나가는 게 좋은 전략”이라며 “국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면 해외 투자자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투자사의 가장 큰 잘못은 더 클 수 있는 회사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투자하다 보면 망하는 회사도 있고, 조금 성장하다 마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가끔은 진짜로 클 수 있는 회사들이 보이는데 빨리 이익을 내라고 다그치고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만 요구하면 그것처럼 큰 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알토스벤처스의 실패 경험담도 털어놨다. 2016년 말 서비스를 중단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비트’ 운영사 비트패킹컴퍼니 사례다. 알토스벤처스의 투자를 받은 비트패킹컴퍼니는 2015년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500만 명을 확보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사업 확대를 위해 200억원 정도의 자금이 더 필요했지만 펀드 조성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김 대표는 “비트는 최고 음악 서비스였는데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했다”며 “자금 부족으로 성공시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 붐에 대해 “일부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한국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한국 사람에게 창업 DNA가 없다면 나라가 몰락할 것”이라며 “창업하라는 얘기보다는 공무원이 돼라는 얘기가 여전히 더 많은 걸 보면 창업 붐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미국명 한 킴·사진)는 22일 기자와 만나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할 때는 단순히 ‘뜬다’는 산업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며 “주목받지 못하는 분야라도 회사 전략과 경영자가 뛰어나다면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토스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미국계 벤처투자 회사로, 알짜배기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초기에 발굴해 투자하는 곳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 회사 쿠팡, 음식배달 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부동산 중개 서비스 직방,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 개발사인 비바리퍼블리카 등 탄탄하게 성장한 스타트업을 초기에 발굴해 투자했다.
김 대표는 “한국 시장은 결코 작지 않다”고 했다. 그는 “국내 창업자와 투자자들이 시장이 작다고 움츠러드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에서도 한 분야를 선점해 성장한 회사가 매우 많다”며 “배달, 부동산 중개, 전자상거래, 핀테크(금융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천억원의 매출을 내는 스타트업이 국내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 상위 25개 도시의 인구보다 한국 상위 25개 도시의 인구가 더 많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효율적으로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도 한국을 바탕으로 뻗어나가는 게 좋은 전략”이라며 “국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면 해외 투자자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투자사의 가장 큰 잘못은 더 클 수 있는 회사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투자하다 보면 망하는 회사도 있고, 조금 성장하다 마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가끔은 진짜로 클 수 있는 회사들이 보이는데 빨리 이익을 내라고 다그치고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만 요구하면 그것처럼 큰 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알토스벤처스의 실패 경험담도 털어놨다. 2016년 말 서비스를 중단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비트’ 운영사 비트패킹컴퍼니 사례다. 알토스벤처스의 투자를 받은 비트패킹컴퍼니는 2015년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500만 명을 확보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사업 확대를 위해 200억원 정도의 자금이 더 필요했지만 펀드 조성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김 대표는 “비트는 최고 음악 서비스였는데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했다”며 “자금 부족으로 성공시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 붐에 대해 “일부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한국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한국 사람에게 창업 DNA가 없다면 나라가 몰락할 것”이라며 “창업하라는 얘기보다는 공무원이 돼라는 얘기가 여전히 더 많은 걸 보면 창업 붐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