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슈퍼컴퓨터보다 연산속도가 빠른 양자컴퓨터를 적극 개발하기 시작했다. 기초기술 연구 수준에 비해 상용화에 뒤처졌다는 평을 들은 일본 업체들이 미국과 캐나다 등의 경쟁사 따라잡기에 나선 것이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NEC는 양자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기초회로를 올해 개발해 2023년까지 실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양자컴퓨터 분야 선도업체인 캐나다 디웨이브시스템스의 양산 제품이 2000양자비트(큐비트:양자컴퓨터의 정보처리 단위)로 연산처리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2000~3000큐비트급 제품 개발에 우선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2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는 2의 2000승 정보를 동시 처리할 수 있다.

후지쓰도 3년간 500억엔(약 4824억9000만원)을 양자컴퓨터 개발에 투입하기로 했다. 캐나다 토론토대에 연구인력을 파견하고, 캐나다의 양자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와 자본제휴를 맺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국립정보학연구소와 NTT 등이 개발한 4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관련 기업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양자컴퓨터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일본 내 양자컴퓨터 전문인력 발굴과 연구자금 지원도 대폭 늘렸다.

일본은 양자컴퓨터 기초연구를 1980년대부터 시작하는 등 만만찮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상용화 측면에선 IBM이나 디웨이브시스템스 등 서구 업체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