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스포츠마케팅기업 HM스포츠와 함께 홈플러스 동대문점 옥상에 풋살파크 11호점을 열었다.

홈플러스 풋살파크는 친환경 인조잔디가 깔린 국제규격(길이 42m, 너비 22m) 구장이다. 어린이 부상 방지를 위해 각 구장 벽면에 1.5m 높이 세이프 쿠션을 세우고, 야간 경기를 돕는 스포츠 LED(발광다이오드) 조명도 갖췄다. 연중 어느 때나 지역 시민과 유소년 축구클럽이 생활체육을 위해 쓸 수 있게 조성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동대문점까지 홈플러스 풋살파크는 10호 점을 넘어섰다. 홈플러스와 HM스포츠는 이달 풋살파크 전주완산점을 추가로 열고 연내 부산, 천안, 창원, 순천 등 각 권역 구장을 20여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초등학생과 성인들을 위한 국내 최대 규모 아마추어 풋살 리그도 준비 중이다.

동대문 축구장의 명맥을 잇는다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 홈플러스 풋살파크 동대문점은 동대문구는 물론 1975년 서울시 행정구역 개편 당시 종로구와 중구 소속으로 바뀐 창신동, 신당동 등 동대문 일대를 통틀어 유일한 전문 축구장이다.

동대문 일대는 한국 유통과 스포츠의 성지다. 동대문시장은 1905년 국내 최초의 근대 시장으로 문을 열고, 6·25전쟁 이후 평화시장이 생기면서 남대문시장과 함께 서울 양대 시장으로 발전했다. 온라인쇼핑과 제조·직매형 의류(SPA) 성장 탓에 예전만 못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지금도 명실상부한 가장 핫한 쇼핑 명소로 꼽힌다.

2008년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된 뒤 동대문에서 스포츠를 보기 어려웠다. 동대문운동장은 1925년부터 80여 년간 국내 스포츠 역사를 증언한 곳이다. 1984년 서울운동장이라는 이름을 잠실에 내주기 전까지 올림픽과 월드컵 예선 축구대회를 비롯해 고교야구, 대학 고연전 등 굵직한 경기가 모두 이곳에서 치러졌다.

이번 동대문 축구장의 부활은 정부가 아니라 민간 주도의 부활이란 점을 회사 측은 강조했다. 쇼핑몰에 스포츠 시설이 들어서는 큰 원인은 소비 트렌드 변화로 꼽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시민들의 삶에서 여가 비중이 높아지고 쇼핑과 함께 휴식, 놀이, 먹거리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체험형 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쇼퍼테인먼트’는 유통가의 대세가 됐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축구장을 만드는 이유다.

최근 유통업체는 경쟁적으로 매장에 풋살, 농구, 야구는 물론 암벽등반, 자유낙하 등 익스트림 스포츠까지 들이기 시작했다. 2016년 문을 연 홈플러스 서수원점 풋살파크는 인근 택지지구가 개발 중인데도 지난 1년간 방문객 4만여 명이 몰렸다.

국내 20만 풋살 동호인과 1만3000개 풋살클럽, 2만 개 유소년 축구클럽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관련 시설은 턱없이 모자란다는 게 홈플러스 측 설명이다. 대형 유통매장에 풋살파크가 들어서면 이들 동호인을 방문객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홈플러스는 옥상 유휴부지를 활용한 체육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고객 편익 증진과 국민 체육 발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각 지역 프로축구단 어린이 축구교실과 연계해 축구 꿈나무 성장에 기여하고, 풋살파크를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의 장으로도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