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완 대표, 동원금속 지분 처분…경영권 분쟁 종료에 개미 '울상'
동원금속의 경영권 분쟁이 손명완 세광무역 대표의 지분 처분으로 일단락됐다. 경영권 분쟁이 갑작스럽게 끝나면서 주가가 급락,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봤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손 대표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특별관계자와 함께 동원금속 보통주 총 1150만761주(31.99%)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손 대표측 보유 지분은 1.87%로 급감했다.

손 대표의 지분 매도로 이은우 동원금속 대표는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았다. 이 대표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2.61%다.

동원금속의 경영권 분쟁은 2014년 1월 손 대표가 동원금속 지분 6.55%를 확보했다고 공시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당시 주식 보유 목적에 대해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고려해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라며 경영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후 1년에 10여차례 지분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11월21일자로 동원금속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32.77% 지분을 확보하며 이 대표 측의 지분(32.62%)을 넘어섰다.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던 중 동원금속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동원금속은 보통주 108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실시키로 결정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신주 규모는 상장 주식 수(3595만4933)의 30.04%에 해당한다.

회사측의 급작스런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손 대표 측이 보유지분을 대부분 처분한 것이다. 손 대표는 이번 주식 처분에 대해 "동원금속이 상의도 없이 유상증자를 발표한 게 결정적이었다"며 "또 고의적으로 주가를 내려서 일반 투자자들 골탕먹이는 모습을 보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유상증자와 손 대표의 보유지분 처분에 동원금속 주가는 급락했다. 동원금속 주가는 지난 16일 26.11% 급락한데 이어 17일에는 19.49% 떨어졌다. 이틀 만에 40% 넘게 급락한 것이다.

증권 포털 종목게시판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회사는 경영권 방어 대책으로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한 거고, 손 대표는 두 손을 들었는데 너무 쉽게 패해서 황당하다"며 "안 그랬으면 주가가 이렇게 폭락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투자자들 사이에선 "손 대표가 털고 나간 게 회사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냐", "지분싸움에서 져서 나간 것 뿐인데 회사가 문제 있다고 하는 건 오류", "유증하면 주가가 떨어지니까 대주주로써 손실 덜 볼 때 나간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게 나뉘고 있다.

회사 측은 "유상증자는 공시한 대로 진행할 예정이며 아직까지 수정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