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2심서 "범행 깨끗이 인정"…송성각 "지인에 조언했을 뿐" 혐의 부인
입장바꾼 차은택 "'광고사 지분강탈 시도' 인정… 용서 바란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항소심에서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광고사 지분강탈 시도 혐의를 인정했다.

차씨의 변호인은 24일 서울고법 형사6부(정선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차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의 2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변호인은 "(광고사 지분강탈 시도) 혐의에 대해 자백하는 취지로 입장을 번복했다"며 "차씨가 사건에 가담한 사실을 부인할 수 없고 피해자가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돼 범행 사실을 깨끗이 인정하고 용서를 바란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광고사 인수는 최순실씨 주도로 (박근혜 전) 대통령, 안종범 전 경제수석 지시로 지속적인 작업이 이뤄졌다"며 "차씨는 사후에 인수협상 실무 책임자로 가담했을 뿐이다. 범행 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 등을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차씨 측은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은 KT에 지인을 채용하게 하고, 최씨와 설립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되게 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최씨의 광고계 인사 추천을 요구를 들어줬을 뿐이고, 광고대행사 선정을 부탁한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차씨가 운영하는 광고제작업체 아프리카 픽처스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사실을 숨기고자 회삿돈을 세탁한 혐의에 대해서도 "(혐의를 인정한) 횡령 범죄에 따른 처분에 불과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차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져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송 전 원장 측은 광고사 지분강탈 시도와 관련해 "친분이 있는 피해자에게 더 큰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조언을 해준 것"이라며 1심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는 차씨와 송 전 원장이 모두 출석했지만, 혐의와 관련해 별도로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들은 2015년 포스코가 계열사 광고회사인 포레카를 매각하려 하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광고회사 대표를 압박해 지분을 넘겨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차씨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 박근혜 전 대통령,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과 공모해 KT가 자신의 지인을 채용하게 하고, 최씨와 설립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가 KT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강요)도 받았다.

자신이 운영한 광고제작업체 아프리카 픽처스의 자금 20여억원을 횡령하고, 이를 숨기려고 회삿돈을 세탁한 혐의 등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