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표류하던 서울 성수동 뚝섬 ‘부영호텔’이 올 상반기 착공한다. 부영의 공공기여 계획이 포함된 안건이 서울시에 보고되면서 개발 준비가 마무리됐다.

서울시는 24일 올해 첫 도시건축공동위원회(도건위)를 열고 부영의 공공기여 계획이 담긴 ‘뚝섬 지구단위계획구역 특별계획구역(Ⅳ)’을 보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계획에는 부영이 △성수동 ‘장기안심상가’를 만드는 데 필요한 토지 및 건물을 제공하고 △뚝섬 복합건물 지하 주차장을 서울숲 공용주차장 요금 수준으로 시민에 개방하며 △호텔동 48층 스카이라운지 중 일부를 시민에게 개방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앞서 부영은 이달 초 성수동1가 685의701(뚝섬 지구단위계획구역 특별계획4구역)에 지을 호텔 및 주상복합에 대한 사업계획 승인을 성동구에 신청했다.부영은 이곳에 49층 규모의 호텔 1개동과 49층, 34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2개 동을 지을 계획이다. 새 건물이 들어설 자리는 강변북로와 성수대교를 낀 한강변이라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평가다.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이 맞닿아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갤러리아포레 등 고급 아파트가 인접하고 지식산업센터와 아파트 신축 사업 등이 인근에서 이뤄지는 등 개발 재료가 많다.

부영은 2009년 뚝섬 4구역 토지 1만9002㎡를 3700억원에 낙찰 받고 여기에 관광호텔 3개동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복합용도로 계획된 부지에 숙박시설 비율이 90%가 넘는 건물을 배치하는 것은 개발 취지에 어긋난다며 허락하지 않았다.

이후 부영은 숙박시설 비율을 48%로 낮추고 아파트, 상업시설 등을 포함한 계획을 새로 내놓았다. 2015년 지구단위계획 변경에 대한 서울시 도건위 심의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지상 29층에 설치되는 스카이브릿지가 경관을 해치고 공개공지와 공공보행통로 등 외부 공간 사이의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2월 서울시 건축경관심의에서 보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뚝섬 개발 호재와 함께 6월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고 7월에는 건축경관심의도 통과했다. 11~12월 사이 환경영향평가와 에너지 관련 세부 심의까지 통과하며 급물살을 탔다.업계에서는 서울시 도건위에 사업계획안이 보고돼 남은 행정 절차만 마무리하면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겨진 절차는 안전관리 계획 등이다”며 "올 상반기 착공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