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스타벅스 다이어리(사진)가 100만 권 이상 증정·판매됐다.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2003년 국내 첫선을 보인 지 15년 만에 가장 많이 팔렸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매년 말 음료 17잔을 마시면 받을 수 있다. 이 플래너 때문에 사람들은 10월 말부터 바빠진다. 원하는 색과 크기의 다이어리를 구하려면 남들보다 빨리 쿠폰을 모아 다이어리와 교환해야 했다. 한정 출시된 다이어리는 1월 말까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원가의 10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는 일도 많았다. 2018년 스타벅스 다이어리 이벤트에는 세 가지가 없었다. 재고 부족, 중고 거래, 소비자 불만. 다이어리 전쟁이 없어지니 루머가 돌았다. “스타벅스 다이어리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것. 결과는 그 반대였다. 스타벅스 측은 “전 매장의 재고를 온라인 홈페이지에 실시간 공개하고, 모든 종류의 플래너 판매와 증정을 병행한 것이 사상 최대로 나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작년까지 스타벅스 플래너 기획팀의 가장 큰 고민은 두 가지였다. 중고 거래를 노린 사람들이 초기 증정용으로만 제작된 다이어리를 대량 확보해 거액에 되파는 것이 첫 번째였다. 또 연말 모든 점포가 다이어리 재고 문의 전화로 마비되는 것이었다.

스타벅스 플래너 기획팀은 두 가지 대안을 내놨다. 구매가 불가능한 ‘한정판’ 다이어리를 없앴다. 또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1000여 개 전 점포의 다이어리 종류별 재고량을 실시간으로 올리기로 했다.

구매할 수 없는 한정판 플래너를 없애자 웃돈을 걸고 사고파는 거래는 사라졌다. 증정 위주던 다이어리 판매를 확대하려면 정확한 수요 예측이 필요했다. 지난 5년간 판매·증정 추이를 살펴 1차로 제작했다. 프로모션이 시작되자 전년보다 빠른 속도로 다이어리가 소진되기 시작했다. 12월 중순께 스타벅스는 기존 물량의 20%를 추가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플래너 재고를 공개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자 플래너 관련 소비자 불편 접수 건수가 기존 2000여 건에서 200건 이하로 90% 이상 줄었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