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탐욕으로부터 건전한 신용 시스템을 보호하는 게 금융당국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한경 밀레니엄포럼 행사에서 가상화폐 거래 규제가 과도한 게 아니냐는 논란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비트코인 창시자와 옹호론자들은 중앙은행의 금융결제 시스템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며 “그들은 월가의 탐욕과 기축통화 패권을 이대로 놔둘 수 없다는 이유를 들면서 가상화폐를 앞세우지만 과연 그게 타당한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가상화폐 존재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최 위원장의 얘기다. 정작 비트코인 창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에 대해 그 누구도 잘 모르지 않느냐고도 반문했다.

최 위원장은 “가상화폐 규제를 다루면서 그동안 지켜온 금융시스템의 신뢰와 신용은 무엇일까라는 생각도 해봤다”며 “화폐라는 것은 은행 금융시스템에서 법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가치의 척도와 저장 수단이란 역할을 맡아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존 금융시스템을 타파해야 한다는 그들의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최 위원장은 “도리어 가상화폐 시장은 월가의 탐욕을 개인의 탐욕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금융당국 책임자로서 선량한 사람들이 자산을 축적하고 있는 건전한 신용 시스템을 무분별한 탐욕으로부터 보호하는 게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가상화폐 투기 과열이 신용 시스템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지속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