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 옹호했던 므누신 장관
"미국 무역에 이익" 정책 변화 예고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날 지지 발언
달러화 가치 3년 만에 최저
미국 수입규제 부작용 가시화
한국 세탁기 가격 오를 전망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약(弱)달러는 미국의 무역에 좋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년 만에 수입 가정용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카드를 뽑아든 지 이틀 만이다. 대규모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초강경 수입규제 조치에 이어 미 재무장관의 금기 사항으로 여겨지는 ‘환율 수준’ 발언까지 동원한 것이다. 약달러 선호 발언에 이날 달러화 가치는 3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백악관도 ‘약달러 용인’ 발언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므누신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달러의 단기적 가치는 전혀 우리의 우려 사항이 아니다”며 “약달러는 무역과 기회 측면에서 확실히 미국에 좋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장중 1% 하락한 89.21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가 9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므누신 장관이 미국의 보호무역정책과 다른 주요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으로 최근 이어진 약달러 기조에 기름을 부었다”고 보도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달러화 가치는 매우 안정돼 있다”며 “미국 정부는 환율을 자유롭게 움직여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약달러를 용인한다는 의미다.
므누신 장관은 다음날인 25일에도 ‘약달러 용인’ 발언을 했다. 그는 “어제 달러에 대한 내 발언은 매우 분명했다”며 “이는 균형 잡힌 발언이고 예전에 내가 했던 말, 즉 우리는 달러가 단기적으로 어디에 있는지에 관심이 없다는 것과 일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1970년대 약달러와 유가 상승 때문에 극심한 인플레를 겪은 이후 강(强)달러를 환율정책의 근간으로 삼았다. 강달러가 해외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여 내수가 늘어나면 미국 경제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 정책 기조다. 그러나 무역적자 규모가 커지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는 플라자합의를 통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 가치 절상을 유도했다. 합의 2년 만에 달러화 가치는 30% 넘게 떨어졌다.
비라이 파텔 ING뱅크 외환 전략가는 “므누신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기존 환율정책으로부터 이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26일 다보스포럼 연설을 앞두고 어떻게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을 실현할지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해석했다.
“중국 지재권 침해는 직접적 위협”
므누신 장관과 함께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최대 대미 무역 흑자국(지난해 상품 기준 3441억달러)인 중국을 정조준했다.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이 중국의 무역 보복을 불러올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언제나 보복은 있을 수 있다. 결국 그것은 중국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중국을 향한 다음 공격 포인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며 “상업 스파이와 모든 종류의 나쁜 방식으로 미국의 지식재산권이 무시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무역협정 탈퇴와 재협상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 조치를 취해왔다. 올 들어서는 △품목별 구체적인 수입 규제 △노골적 수출 독려 환율정책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고 통상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국 세탁기 가격 오를 수도”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공세에 따른 반발과 부작용도 가시화하고 있다. WSJ는 이날 LG전자가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인한 관세 부과에 대응, 미국 내 세탁기 판매가격 협의 방침을 소매업체들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가전업계 전문가들은 “일부 세탁기와 건조기 모델 가격이 약 50달러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확한 인상폭과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 22일 수입 가정용 세탁기에 120만 대까지는 3년간 16~20%(초과 물량에는 40~50%), 수입 태양광 패널에는 4년간 15~3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빅테크의 발목을 잡았다. 아마존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난해 4분기 클라우드 컴퓨팅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이에 더해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산 인공지능(AI) 딥시크 등의 여파로 지난해 질주했던 빅테크들이 올 들어 주춤하고 있다. 성장세 꺾인 클라우드 사업 6일(현지시간)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878억달러(약 271조6000억원)의 순매출(환불·할인 등을 제외한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1873억3000만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1.86달러로 예상치(1.49달러)보다 높았다. 올해 1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월가가 예상한 1585억6000만달러보다 낮은 1510억~1555억달러 사이로 전망했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13% 오른 238.83달러에 마감했다. 장 마감 후 실적이 발표되자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는 4.13% 내린 229.97달러에 거래됐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진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마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28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가 예상치인 288억7000만달러보다 낮았다. AWS 매출 성장률은 2023년 4분기 13%를 기록한 이래 17%, 19%로 증가해왔으나 이번 분기에 정체된 것이다. AWS는 아마존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한다 이러한 둔화세는 '클라우드 빅3'로 불리는 구글과 MS도 마찬가지였다. 구글은 지난 4일 클라우드 매출이 예상치 121억9000만달러에 못미치는 119억6000만달러라고 발표했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금의 지역별 가격 차이를 유발했다. 귀금속에도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에 트레이더들이 금 확보에 나서자, 미국에서는 금 가격이 시장 가격 이상으로 형성됐고 영국 중앙은행(BOE)의 금 가격은 오히려 시장 가격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BOE의 금 가격은 런던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 가격에 비해 온스당 5달러 이상 저렴하게 형성됐다. 보통 BOE의 금과 런던 시장의 금은 동일한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차이가 나더라도 수십센트 수준에 불과하다.하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비해 트레이더들이 금을 확보하면서 BOE의 금 처리에 과부하가 걸렸다. BOE에서 금을 인출하려면 수 주의 대기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BOE의 금 가격과 시장 가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로버트 고틀리브 JP모간 전무이사는 “BOE에서 금을 빌리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병목 현상이 생겼다”며 “BOE는 상업용 금고가 아니기 때문에 긴 대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영국에서 거래 가능한 금이 부족해졌다”고 전했다.동시에 미국의 금 가격은 국제 벤치마크 수준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재고는 88% 증가하는 등 미국으로 금이 대거 이동했다.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미국으로 금을 보내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다.지역별로 가격에 차이가 생기다 보니 영국에서 금을 사서 미국으로 보내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트레이더들은 금을 단기로 빌려서라도 거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거액의 돈에 손을 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前)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미 연방 법원은 이날 은행·세금 사기 혐의로 기소된 미즈하라에게 징역 4년 9개월형을 내렸다. 이는 검찰의 구형과 동일한 형량이다.법원은 또 1800만달러(약 260억5000만원)의 배상금 지급도 명령했다. 법원이 명령한 배상금 중 약 1700만달러(약 246억원)는 오타니에게, 나머지는 미 국세청에 지급해야 한다. 미즈하라는 내달 24일까지 복역을 시작하기 위해 당국에 출두해야 한다.미즈하라 측 변호사는 형량을 1년 6개월로 낮춰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즈하라는 법원 제출 문서에 "선고받을 형량에 대해 약간의 자비를 구한다"며 "야구 선수이자 한 인간으로서 쇼헤이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쇼헤이가 경기장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내 삶을 바치겠다고 다짐했었다. 나를 믿어준 그의 신뢰를 저버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적었다.재판부는 "절취 금액이 1700만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미즈하라씨가 그 금액을 갚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앞서 미즈하라는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를 빼내 도박업자 계좌로 이체하면서 은행 측이 이를 승인하도록 거짓말을 한 혐의로 지난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할 때 410만달러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한 혐의도 있다.검찰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