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현대자동차 코나(사진)는 경쟁 차종과 비교하면 ‘늦깎이’다. 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출시가 다소 늦춰졌기 때문이다. 오랜 준비 과정을 거친 만큼 안전·편의사양은 다양해지고 촘촘해졌다.

최근 1.6L 디젤 엔진을 장착한 코나를 타봤다. 서울 양재동에서 경기 파주 인근을 오가는 120㎞ 구간을 달렸다. 디젤의 강점인 높은 연비와 편의성을 갖춰 실속 있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동을 걸자 계기판 위에서 별도의 스크린이 올라오는 컴바이너 형식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작동했다. 차량 속도를 비롯해 내비게이션, 후측방 충돌경고 등 여러 주행 정보가 화면에 나타났다. 운전 중 시야 분산을 막아 사고 위험을 줄여줬다.

전후방 주차보조 시스템과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후방 카메라 등 편의장치 덕분에 복잡한 시내에서도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주차하기도 편리해 생애 첫 차로 적합해 보였다. 옵션(선택 사양)으로 반자율주행 기능 등을 담은 ‘현대 스마트센스’까지 고를 수 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시원하게 속도가 붙었다. 디젤 특유의 경쾌한 주행 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밟는 대로 속도계 바늘이 숨가쁘게 움직였다. 시속 100㎞ 이상 속도를 내도 ‘더 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나 디젤 모델은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30.6㎏·m의 힘을 발휘한다.

운전하는 동안 도로가 정체된 시내를 지나갔다. 가다 서기를 반복했지만 연료 계기판 눈금은 그대로였다. 주행 연비는 17.8㎞/L를 기록했다. 공식 복합연비인 L당 16.5㎞(17인치 휠 기준)를 훌쩍 뛰어넘었다.

소형 SUV답게 경제성이 돋보였다. 정차 때 시동을 끄고 출발할 때 켜는 공회전제한시스템(ISG)과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는 연료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줬다. 다만 가솔린 모델과 달리 4륜 구동 시스템 및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선택할 수 없는 것은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겨울철 눈길, 빙판길에서는 다소 불안했다.

코나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국내 시장에서 7개월간 2만3522대가 팔리면서 약진하고 있다. 판매 가격은 2090만~2620만원이다. 가솔린 모델은 1895만~2680만원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