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리프 아펠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아름다움을 현실화시키는 독창적인 브랜드죠.”

2013년부터 반클리프 아펠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니콜라 보스 반클리프 아펠 회장(사진)은 예술가적인 안목을 갖춘 마케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지난 19일 막을 내린 스위스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 만난 그는 “지난 18년 동안 반클리프 아펠에서 요정, 달나라 같은 시적인 것들을 상상하면서 창의성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명품의 향기] "아름다움에 나이란 건 없어… 주얼리에 '모두의 취향' 담았다"
1992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일하던 그는 2000년부터 반클리프 아펠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및 마케팅 디렉터를 맡았다. 2009년엔 부사장을, 2010년엔 미국지사장을 지내는 등 전 부문을 두루 거쳤다.

올해 반클리프 아펠이 선보인 시계, 주얼리도 예술성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요즘 선보이는 시계 중엔 4~5년 전부터 개발한 것도 있다. 보스 회장은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우리의 예술성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한다”며 “시계와 주얼리를 동시에 잘 만들 수 있는 것도 보석 세팅 기술력이 곧 주얼리워치 기술 혁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클리프 아펠은 다른 브랜드처럼 낮은 가격대의 엔트리급 시계를 내놓지 않는다. 젊은 소비자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묻자 보스 회장은 “소비자의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나이가 어려도 클래식한 주얼리를 선호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나이가 많아도 현대적 감각의 트렌디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있다”고 답했다.
[명품의 향기] "아름다움에 나이란 건 없어… 주얼리에 '모두의 취향' 담았다"
그는 이어 “패셔너블하고 새로우면서 동시에 오래 지속되는 아름다움을 갖추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반클리프 아펠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마디로 브랜드를 소개해달라고 하자 그는 “전문적인 장인정신으로 끊임없이 사람들을 매료시키려고 노력하는 브랜드”라고 정의했다.

보스 회장이 생각하는 럭셔리 브랜드란 “장인정신으로 수공예 작품을 만들어내고 계속 기술혁신을 꾀하는 브랜드”다. 단기적 시각으로 잘 팔리는 제품을 내놓는 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오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그는 “한국 일본 중국 등은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완전히 다른 시장”이라며 “시계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차이가 큰데 한국은 특히 시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보스 회장은 “지난 15년 동안 아시아 시장은 아주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며 “전통적으로 큰 시장인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아시아까지 모두 균형을 이루면서 성장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반클리프 아펠이 단 한 점만 제작한 탁상시계(Automate Fee Ondine)가 팔렸다는 소문에 대해 물었다.

그는 “메이저 주얼리 컬렉터가 구입했다”며 “누군지 밝힐 순 없지만 주얼리에 대한 이해가 깊은 분”이라고 말했다. 녹색 연꽃잎이 물결치며 우아한 요정이 춤추게 제작한 이 탁상시계는 한화로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 회장은 “그 시계도 6년 동안 개발한 야심작이고 지금도 아주 아름다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네바=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