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슬라이스나 훅이 심해 방향성이 안 좋은 골퍼라면 오른손(팔)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힘을 불규칙하게 쓰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샷을 할 때마다 오른손 힘이 왼손에 비해 너무 강하게 쓰이면 훅이나 뒤땅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몸통 왼쪽이 일찍 열리는 스타일의 골퍼라면 공이 깎여 맞아 거꾸로 심한 슬라이스가 날 수도 있다. 탄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일명 ‘뽕샷’도 심심찮게 나온다.
하체와 몸통 전체의 회전력이 클럽에 잘 전달되지 않아 비거리에 손해를 본다는 것도 큰 문제다. 몸통과 분리돼 오른손(팔)만 따로 놀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경우 클럽의 회전 반경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클럽 스피드가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다.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아마추어 골퍼라면 오른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그립을 끼워(사진1) 빈스윙 훈련을 해볼 만하다. 훈련 효과는 세 가지다. 첫째는 클럽 헤드 무게를 좀 더 섬세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른손이 그립을 잡는 악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져서다. 두 번째는 왼손이 왼팔과 어깨, 옆구리, 엉덩이까지 팽팽하게 ‘하나의 끈처럼’ 연결됐다는 느낌이 좀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힘과 스피드가 중간에 소실되지 않아 에너지 효율이 훨씬 높아진다. 세 번째는 백스윙 톱(사진2)에서 여유가 생긴다는 점이다. 백스윙 톱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때 급하지만 않으면 클럽을 좀 더 수직으로 떨어뜨리기가 쉬워지고, 스윙의 동작 순서도 바르게 가다듬을 수 있다.
석지우 프로는 “검지와 중지 사이에 그립을 끼우고 몇 번 스윙을 해보면 오른손이 그동안 너무 강했는지, 약했는지를 금방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