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스타’로 떠오른 정현의 몸값도 급등하고 있다. 호주오픈 출전 이전에 비해 최소 3배, 많게는 5배 이상 뜀박질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현은 삼성증권과의 3년 후원계약이 끝나는 3월 이후 신규 후원사를 찾을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지금까지 연간 4억원 안팎을 지원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왼쪽 팔뚝에 ‘삼성’ 로고를 붙이는 조건이다. 하지만 앞으로 새 메인 스폰서는 이보다 최소 3배 이상은 줘야 할 것으로 스포츠매니지먼트업계는 보고 있다. 정현의 인기가 세대와 국가, 스포츠 기호도를 뛰어넘을 만큼 넓고 강력하다는 이유에서다.

정현의 호주오픈 4강전이 열린 지난 26일 로저 페더러(스위스)와의 경기중계방송 시청률은 10.173%(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평일 동시간대 종합편성채널, 공중파 방송의 모든 프로그램 시청률을 압도한 수치다.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1주일 새 10배가량 팔로어가 늘었다. 인스타그램만 12만 명(28일 기준)을 돌파했다. 단기간 ‘지지팬’을 결집시킨 파괴력을 감안하면 10억원 이상을 써내야 정현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스포츠매니지먼트업계의 중론이다.

메인 스폰서 외에 용품 후원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현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라코스테는 이미 2020년까지 후원 계약을 맺어 여유가 있는 편이다.

후원금은 연간 5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니스업계에선 “예상을 뛰어넘는 최고 수준의 후원금”이라는 평이 나온다. 후원금 규모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나이키(신발)와 라도(시계), 요넥스(라켓) 등도 각각 1억원 안팎에 사인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현에게 ‘교수님’ 별명을 안겨준 고글 브랜드 ‘오클리’는 물품 후원만 해왔으나 조만간 정식 후원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오클리 본사는 정현 측과 정식 후원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정현의 재치있는 말과 행동에서 ‘스타성’을 간파한 광고계도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미국 유럽 호주 등 테니스 인기가 높은 시장에 초점을 맞춘 대기업을 중심으로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선배 스포츠 스타’인 박태환(수영)이나 김연아(피겨스케이팅)에 버금가는 몸값을 불러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정현 선수는 이번 호주오픈을 통해 실력은 물론 마인드, 유머, 영어실력 등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김연아, 박태환의 뒤를 잇는 스포츠 스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만큼 연간 광고 모델료가 3억~4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관우/고재연 기자 leebro2@hankyung.com